“스탈린에 의해 뿌려진 고려인들은 고향이 사무쳐 소면으로 고향의 냉면 ‘국시’를 새롭게 만들어냈고, 옌벤 조선족 동포들은 ‘옌지냉면’으로 중국 10대 면요리에 선정되고, 뼈에 사무친 차별을 고아낸 재일동포들의 ‘모리오카냉면'은 일본 냉면으로 뿌리 내렸어요. 냉면은 그런 의미에서 ‘디아스포라’ 그 자체죠.”
비영리단체 세계냉면의날(대표 장기철)은 카이스트 융합교육연구원과 함께 22일~새해 1월22일(동지에서 설날까지) 한달 동안 ‘우리의 냉면은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세계 냉면의 날’ 행사를 연다. 최근 북한의 신청으로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평양랭면’을 비롯해 타쉬켄트, 알마티, 모스크바, 뉴욕, 파리, 밀라노, 멕시코시티, 호치민, 요하네스버그, 앵커리지 등 전 세계 30여개 나라 100여개 냉면전문점이 참여해 40여 가지 냉면을 소개한다. 또한 자가제면을 하는 전문점은 어디나 참가할 수 있다.
올해 마지막 날에는 ‘해넘이 해맞이 냉면의 밤’도 진행한다. 서울 연희동 어반플레이의 로컬 콘텐츠 문화공간 연남장에서 31일 오후 11시부터 새해 1월 1일 오전 2시까지 ‘얼어 죽어도 겨울에는 냉면’(얼죽냉)을 체험할 수 있다.
“섣달 그믐날 소바를 먹으며 한 해의 액운을 끊어내는 일본의 ‘토시코시소바’와 새해 1월1일 냉면을 먹던 평양의 세시풍속을 융합했어요.”
‘1세대 독립영화 감독’ 출신으로 ‘호랑이 막걸리’ 개발자로 지난해 첫 냉면의 날을 기획한 장 대표는 “다함께 ‘얼죽냉’을 외치며 엠제트(MZ)세대에 어울리는 냉면 축제를 만들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냉면의 밤에서는 복순도가 막걸리 무제한 마시기, 냉면 빨리 먹기 퍼포먼스, 정악 연주자 정마리의 정가와 러시아 출신 귀화인 규젤의 아코디언 연주 등을 한다. (0507)1377-7679. donaengmyeon@gmail.com.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세계냉면의 날’.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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