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모여 참사 관련 기록물을 정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태원 참사 직후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이태원역 1번출구 앞 추모공간이 21일 정리됐다. 참사 이튿날인 지난 10월30일부터 추모의 의미로 이곳에 국화 한두송이가 쌓이기 시작하며 자연스레 추모공간이 된 지 52일 만이다.
이날 오후 4시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상인회)와 자원봉사자 40~50명은 서울지하철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모여 참사 관련 기록물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날부터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해 씌워둔 비닐을 걷어내고 꽃과 추모 메시지, 음료수병과 과자, 인형 등을 종이상자에 나눠 담기 시작했다. 약 30분 만에 상자 50여개가 가득 찼다. 상인회가 준비한 상자 겉면엔 ‘존엄 평등 연대. 당신을 기억합니다. 시민들의 애도와 추모의 마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골목과 약 20m 거리인 이태원역 1번출구 앞은 시민들이 조성한 추모공간으로는 유일하다. 참사 이후 공간을 관리해온 시민자율봉사위원회는 그간 이곳을 시민 15만명이 다녀갔고, 국화 2만5000여송이와 추모글 1만여개, 추모품 2000여개가 남겨졌다고 집계했다. 다만 이태원역 1번출구로 올라오는 역사 벽면에 붙은 추모 메시지와 참사 골목에 놓인 추모 물품등은 23일 이전·정리할 예정이다.
희생자 49재였던 이달 16일 이후 추모공간을 놓고 논의를 한 유족들과 상인회는 추모 물품 손상 우려와 이태원 상권 침체 등을 고려해 이날 정리하는 것에 합의했다. 현장에 나온 한 희생자 어머니는 “마음이 아파 메모는 보지 않고 치우려고 했다. 아직 이곳을 바라보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태원역 앞을 ‘모두를 위한 애도와 기억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분향소 등으로 옮겨진 추모 물품 보관 방법도 추후 논의할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 모여 참사 관련 기록물을 정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자원봉사자들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인근에 모여 참사 관련 기록물을 정리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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