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아침 8시17분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내려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전국장애인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국회 예산안 처리 때까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전장연은 이날 성명을 내어 “오 시장께서 전장연에 휴전을 제안한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며 “전장연이 진정 원하는 것은 지독히도 차별적인 사회적 환경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 있는 자세와 소통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도 서울시에서 최근 제정된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 지원에 관한 조례’를 내실 있게 진행해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했다. 전장연은 오는 21일 아침 오이도역에서 예정된 지하철 선전전을 열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장연 지하철 탑승시위, 휴전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회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시위를 중단해 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시위를 재개한 이유는 장애인 예산안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전장연이 미워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정치적 사건으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회에서 관련 예산안 처리가 끝내 무산되는 경우 시위 재개 여부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이어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분명히 재고돼야 마땅하다”며 “전장연이 불법적인 지하철 탑승시위를 지속한다면, 시민들의 안전과 편익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서울시장으로서 더 이상 관용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했다가 내리는 방식의 ‘지하철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시위가 계속되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14일 전장연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는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전동차를 세우지 않고 통과시켰다. 그러자 전장연은 지난 19일부터 미리 장소를 알리지 않는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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