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감사원.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감사원이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명사특강에 감사원을 취재하는 <조선일보> 기자를 연사로 초청했다. 사회 각 분야 명사를 부르는 자리에 출입기자가 초청된 것은 이례적이다. 감사원 내부에서도 뒷말이 나온다.
지난 7일 감사원 내부망 ‘오아시스’에 9일 예정된 감사원 명사특강을 <조선일보> 조아무개 기자가 하기로 했다는 공지가 게시됐다. 조 기자의 특강 주제는 정보수집 요령 등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연수 등에서 취재기자를 불러 ‘언론인 특강’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정책홍보를 위한 보도자료 작성, 언론대응 요령 등이 일반적이다. 명사특강과는 성격이 다르다. 최근 감사원 명사특강 연사로는 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 홍수환씨,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엄홍길씨 등이 있었다.
조 기자는 유병호 사무총장 등의 감사원 내부회의 발언을 인용한 기사 등 여러 단독 기사를 써왔다. 방송통신위원회·국민권익위원회,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지연과 탈원전 정책 감사에 착수한다는 기사를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감사원 쪽은 8일 “해당 기자가 단독 기사를 많이 써서 감사원 직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감사와 취재가 비슷한 측면이 있지 않느냐. 그런 부분에서 업무 팁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명사특강 초청 이유를 밝혔다. 반면 감사원 한 직원은 “감사원장과 사무총장 등 전 직원이 듣는 명사특강을 감사원 내부 정보를 취재해 기사로 써왔던 출입기자에게 맡기는 의사결정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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