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조정기일 출석하는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이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을 선고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역대 재산분할 최고액을 경신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역대 최대 재산분할 사례는 2009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의 이혼일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당시 구체적인 재산분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임 부회장은 결혼 11년 만에 이 부회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재산분할을 요구했지만 소 제기 일주일 만에 두 사람이 전격 합의하면서 조정이 성립됐기 때문이다.
이혼 당시 이 회장의 재산이 1조원 수준이었고 이 회장이 결혼생활 중에 취득한 주식이 적지 않아 경영권과 후계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조정으로 마무리되면서 경영권 문제까지 비화하지는 않았다. 세간에서는 임 부회장이 받은 위자료가 최소 수백억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금액이 알려진 사례 가운데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04년 이혼하며 회사 지분 1.76%(35만6461주, 당시 300억원어치)를 배우자에게 넘겨준 게 국내에서 가장 큰 이혼 재산분할로 꼽힌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이혼 소송에서는 이 사장이 자녀의 친권·양육권을 갖고 임 전 고문에게 재산분할로 141억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2020년 확정됐다.
지난달 17일 이혼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13억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대신 자녀들의 양육권은 조 전 부사장이 갖기로 했다.
이번 소송에서 노소영 관장은 최태원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에스케이 주식 17.5% 가운데 절반(650만주)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번 판결로 역대 재산분할 최고액 기록을 세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법조계 안팎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자의 이혼소송이 역대 최대 재산분할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9조원대 자산가인 권 이사장을 한국 개인재산 순위 5위로 평가했다. 지난달 법원이 권 이사장의 배우자가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이들 부부가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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