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시기에 한 투자자문사에서 작성된 ‘김건희 파일’과 관련해 파일 작성을 지시한 사람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가담 여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9일 민아무개씨(52)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ㄱ투자자문사 임원이었던 민씨는 2009년 12월~2012년 12월 사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를 받는다.
민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에 검찰은 민씨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뒀다. 그러다 돌연 민씨가 미국 내 한국 영사관을 통해 귀국 의사를 전했고, 검찰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민씨를 체포했다.
민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 ㄱ투자자문사 대표 이아무개씨와 인척 관계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ㄱ투자자문사 압수수색 당시 직원 노트북에서 파일명 ‘김건희’라고 적힌 엑셀파일을 확보했다. 해당 파일에는 김건희 여사의 증권 계좌 거래내역 등이 담겨 있었다.
이 파일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판에서도 등장했는데, ㄱ투자자문사 대표 이씨는 파일작성 경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파일이 담긴 노트북 주인인 당시 경리직원 ㄴ씨는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에게 작성을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회사대표 이씨와 민씨”라면서도 “어떻게 작성해서 저장됐는지 경위를 모르겠다. 누가 시켰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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