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월18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경찰 수사가 7개월째 답보하고 있다.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경찰청은 정 전 후보자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대구지검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난 5월 경찰에 사건을 넘긴지 6개월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29일 “고발된 혐의들은 전부 살펴보고 있다. 세밀하게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아 신속하게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조만간 결론을 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청 수사국 관계자는 “주로 오래전 일이어서 이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했다.
경찰 수사 대상 중 핵심 의혹은 ‘아빠 찬스’ 논란을 불러왔던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 비리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정 전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 및 원장이던 시절 딸과 아들이 나란히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며 불거졌다. 딸은 정 전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이던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특히 아들의 경우 2017학년도에는 떨어졌지만, 정 전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이 된 뒤 ‘2018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새로 생긴 ‘지역 인재 전형’으로 합격해 ‘제도 설계’ 의혹도 나왔다. 두 자녀 모두 정 전 후보자가 고위직으로 근무하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이력으로 스펙을 쌓은 점도 논란이 됐다.
정 전 후보자 본인 관련 의혹도 적지 않다. 공금 횡령과 외유성 출장, 농지법 위반, 새마을금고 이사장 겸직 등도 고발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7일 정 전 후보자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만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하며 수사를 종결했다. 정 전 후보자 아들은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는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사로 척추협착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했다. 이 과정에서 병역 관련 진단서를 정 후보자가 근무하는 경북대병원에서 발급받은 사실이 드러나 병역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경찰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인 지난 4월 다른 종합병원에서 재검사해 제출한 진단서와 병역 판정 당시 받은 진단서 내용이 일치한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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