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참사특수본에 참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이태원 참사 전 “서울경찰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지시를 들은 용산서 직원이 아무도 없었고, 지시를 내렸다는 객관적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은 것으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특수본은 25일 “이 전 서장의 진술 외에 이 전 서장이 서울청에 경비기동대 요청을 지시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나 관련자의 진술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경찰청 특별감찰팀, 특수본의 조사 내용을 다 포함해서 말해도, 최종적으로는 이 전 서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사람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부서에 핼러윈 축제와 관련해서 가장 효율적인 경비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직원이 서울청 주무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1일 특수본은 용산서 내부 회의에서 이 전 서장이 “(경비기동대 투입이 어렵지만) 그래도 노력해봐라”라고 얘기했다는 용산서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특수본은 이 진술과 관련해 “(이 전 서장이) 노력해보라는게 결론적으로 (참사 2주 전) 이태원 지구촌 축제 때 ‘경비기동대 요청을 노력해봐라’라는 (의미였다고) 진술하는 것”이라고 다시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전 서장은 지구촌 축제 때도 (경비기동대 요청을) 얘기했지만 핼러윈 때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전 서장이 구체적으로 참사 전 경비기동대 요청 지시를 했다고 지목한 2명의 직원도 특수본에 지시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특수본은 전했다.
한편, 이날 특수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했던 이태원 참사 현장 재구성 3차원(3D) 시뮬레이션 결과를 지난 24일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특수본이 제공한 폐회로티브이(CCTV)와 3차원 스캐너 등을 통해 사고 시점 전후의 보행자 군집도, 도로 경사도, 폭, 보행자들이 전도되기 시작한 지점 등을 분석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수사를 마무리하고 발표하는 시점에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참사 당일 서울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을 다시 불러 조사를 진행 중이다. 류 총경에게 보고를 늦게 한 혐의로 전날 입건된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3팀장도 이날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26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다음주 초께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특수본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조만간 불러 서울 치안책임자로서 참사 전후 조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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