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각)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서 승려들이 아침거리를 공양 받는 탁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연말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욕구가 폭발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겨울철 따뜻한 여행지로 이름난 동남아시아 나라를 중심으로 여행지를 물색하고 있다. 공항업계도 이에 발맞춰 동남아시아 지역 공항 개발과 노선 개설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1일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는 지난달 동남아(41.2%)가 일본(33.4%)을 제치고 가장 많은 해외여행 예약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동남아 내에서는 베트남(35.4%)과 태국(24.8%) 순으로 예약이 많았다.
동남아 국가들 역시 이번 겨울을 기점으로 많은 한국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9.1%가 관광업인 라오스도 그 중 하나다. 2015년 16만5000여명이던 한국 관광객은 2019년 20만3000여명까지 늘어나 태국·중국·베트남에 이어 4위(4.2%)를 차지했다. 라오스는 약 2년 간 걸어 잠근 국경을 지난 5월 개방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라오스 루앙프라방 대표 여행지 꽝시 폭포.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빗장을 푼지 여섯달이 지났지만 라오스의 관광업계는 여전히 침체기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찾은 라오스의 대표 관광도시이자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국제공항 꼭대기층 푸드코트에는 문 닫은 식당의 한국어 간판만이 덩그러니 눈에 띄었다. 푸드코트 안에는 폐업한 식당 기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등 코로나19의 여파가 여전해 보였다. 라오스에서 한국인 대상 여행 가이드를 하는 서정석(49)씨는 “관광업에 종사하던 한인 80%가 코로나를 버티지 못하고 라오스를 떠났다”며 “한국인 관광객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의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라오스 루앙프라방 국제공항.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하지만 공항업계는 향후 라오스가 동남아 관광과 운송의 중심지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본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루앙프라방 국제공항 민관협력투자사업(PPP) 수주를 노리고 있다. 1998년 지어진 이 공항은 국내선·국제선 터미널이 한 공간에 있는 등 시설이 열악하다. 공사는 이날 루앙프라방 주정부 등을 대상으로 2000억원을 투입해 현재 시설을 개선·확장해 현재 연간 120만명인 수용 인원을 46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수주에 성공하면 공사는 내년부터 2073년까지 공항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루앙프라방과 한국 간 직항 노선도 생길 전망이다. 라오스 정부도 관광산업을 핵심 육성 분야로 지정하고, 루앙프라방 내에 경제특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라오스는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물가도 저렴하고 관광자원이 많아 인프라만 조성되면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라오스 루앙프라방 국제공항.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