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당시 현장 총괄 책임자였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왼쪽)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 연합뉴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전 두 차례 서울경찰청에 기동대 투입을 요청했으나 거부됐다”고 했지만,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현재까지 기동대 요청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서장의 지시 사실조차 내부 직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18일 언론 브리핑에서 “용산서가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확인했으나, 경비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용산서장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직원들 진술이 상이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특수본 수사에서 ‘용산서가 교통기동대 요청을 한 사실은 있지만 경비기동대 요청을 한 적은 없다’고 한 서울청 쪽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16일 이임재 전 용산서장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참사 전 “주무부서에 핼러윈 축제 관련해서 가장 효율적인 기동대를 요청하라고 지시했고, 해당 직원이 서울청 주무부서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전 서장은 “서울청이 당일 집회·시위가 많아서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이 왔었다”며 “당시 김 서울청장이 재차 검토했지만 집회·시위 대비 병력이 부족해 안 된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서장의 지시 여부에 대해서 진술이 상이하다”며 “실제로 용산서가 서울청에 경비기동대를 요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용산서장의 지시를 받아) 요청했다는 직원은 없다”고 답했다. ‘진술이 상이하다’는 의미에 대해서 특수본 쪽은 “서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및 지시 내용 등에 대해서도 내부 직원들의 진술이 엇갈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대변인은 “용산서의 기동대 요청 여부와는 별개로 서울청의 ‘2022년 핼러윈대비 대응방안’ 내부 보고 과정에서 서울청장과 경비부장이 기동대 병력 투입 여부에 대한 내용의 전화통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국회 행안위 현안질의에 출석한 김광호 서울청장도 핼러윈데이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그때 당시에 제가 경비부장한테 전화를 해서 혹시 기동대 병력이 여유가 있느냐고 물으니, 주말 집회가 있어서 지방중대까지 불러 힘들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러 나온 데 이어, 오후 4시엔 참사 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 당직을 섰던 류미진 총경도 출석할 예정이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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