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들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당일 구조 현장을 지휘한 용산소방서 최성범 서장이 입건되자 최 서장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격려글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용산소방서 누리집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8일 하루에만 최 서장과 용산소방서를 응원하는 게시글 245개(저녁 7시 기준)가 올라왔다. 참사 당일 새벽 내내 구조에 나섰던 소방대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게시글은 참사 직후 꾸준히 올라왔지만, 전날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경찰 및 구청 책임자와 더불어 최 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게시글은 더욱 빠르게 늘었다. 전날 기준 최 서장 등 소방을 응원하는 게시글 수는 134개가량이다.
자신을 서울시민, 해외동포라고 밝히거나 실명 등으로 글을 남긴 누리꾼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신 분”,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애쓴 마음 기억한다”, “밤새 구조활동하시는 (것) 국민들이 다 보았습니다. 마이크 잡은 떨리는 손을 어찌 모르겠습니까”라는 등의 응원 글을 남겼다.
특수본 수사에 대해 “경찰 지휘부와 행안부 책임자들은 어디 갔나. 정작 책임질 사람들은 뒤로 숨었다”거나 “누구보다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분들이 조사를 받고 문책을 받는다니 참담하다”고 밝힌 게시글도 있었다. 앞서 특수본은 최 서장과 더불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전 서울청 인사교육과장(총경) 및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을 직무유기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도 이날 성명을 내 “이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도록 지켜볼 것이고, 지휘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 이태원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특수본은 참사 발생 전 경찰이 소방에 요청한 두 건의 공동 대응에 구급 인력이 투입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최 서장의 초기 대처가 적절했는지 따져보고 있다. 이태원 현장에 용산소방서가 아닌 종로소방서가 먼저 도착한 이유도 확인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지난 2일 용산소방서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최 서장 집무실에서 휴대전화와 업무수첩 등을 확보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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