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용산서장, 이태원 현장 차 타고 가느라 800m 55분 걸렸다

등록 2022-11-05 15:31수정 2022-11-06 11:49

경찰청 특별감찰팀, 이임재 전 서장 동선 공개
‘오후 10시20분 도착’ 상황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모습.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112 신고 대처 미흡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모습. 이태원 참사 관련 경찰의 112 신고 대처 미흡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상황에서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이 ‘차량 이동’을 고집하며 한 시간 가량 관용차 안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서장은 고작 700~800m 떨어진 참사 현장에 차를 타고 도착하기 위해 이태원 일대를 최소 55분간 우회했다.

5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이 공개한 이 전 서장의 동선을 보면,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집회 관리를 한 뒤 오후 9시24분께 용산경찰서 주변 한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식사를 한다. 오후9시47분께 관용차량을 이용해 이태원으로 출발한 그는 10분 뒤인 오후 9시57분께 녹사평역 인근에 도착하지만, 차량 정체로 해밀턴호텔까지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서장은 경리단길, 하얏트 호텔, 보광동 등 여러 우회로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오후 10시55분에서 오후 11시1분 사이 인근 앤틱가구 거리에서 하차했다. 그제야 걷기 시작한 이 전 서장이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5분께다. 이때는 이미 참사 발생 50여분이 지나 수십 명의 심정지 환자가 나온 상황이었다.

이 전 서장 관용차가 처음 도착했던 녹사평역과 참사 현장은 700~800m 떨어져 있다. 이 전 서장은 해당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기 위해 최소 55분간 근처를 우회하며 현장 진입을 시도한 것이 된다.

특별감찰팀은 이 전 서장이 관용차 안에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전 서장이 오후 10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해 상황을 지휘했다고 기록된 용산경찰서 상황보고서의 허위작성 의혹도 따져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소방청이 지난달 29일 밤 오후 10시18분부터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경찰청 등에 공동대응을 15차례 요청한 내역이 공개된 만큼, 경찰 내부 상황관리 시스템과 소방청의 공동대응 요청 처리가 제때 전달되지 않은 이유 등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치안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참사 당일 구체적 동선도 공개했다. 김 청장은 29일 낮 출근해 집회 관리를 한 뒤 지하철로 퇴근해 집에 머물고 있었다. 밤 11시34분 이 전 서장 전화를 받지 못했고, 밤 11시36분께 첫 상황을 보고받은 뒤 11시44분에 서울청 경비과장에게 가용부대 급파를 처음 지시했다. 밤 11시47분께 홍보담당관에서 위기대응체계 가동을, 112 치안종합상황실과 기동본부장에게 가용경력 급파를 잇달아 지시했다. 이어 밤 11시5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과 교통안전과장에게 교통경찰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자정을 넘긴 30일 0시10분엔 인접 경찰서의 형사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 김 청장이 사고현장에 도착해 현장을 지휘한 것은 0시25분이었다. 소방당국이 29일 밤 11시13분, 전국의 소방력을 동원해야 수습 가능한 상황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응 3단계’를 발령한 것과 비교할 때, 경찰 컨트롤타워의 총체적 부실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단독] 초코파이 강제로 먹이는 ‘육사 파이데이’…인권위는 의견표명 포기 1.

[단독] 초코파이 강제로 먹이는 ‘육사 파이데이’…인권위는 의견표명 포기

신장 이식 기다리다 간장·폐장 기증…“당신은 건강히 살아주기를” 2.

신장 이식 기다리다 간장·폐장 기증…“당신은 건강히 살아주기를”

민희진 1년 참다못해…“못생겼음” 하이브 내부문건의 전말 3.

민희진 1년 참다못해…“못생겼음” 하이브 내부문건의 전말

[단독] 월급 206만원, 실수령 35만원…외국인 노동자 울리는 브로커 4.

[단독] 월급 206만원, 실수령 35만원…외국인 노동자 울리는 브로커

채상병 사건이 안보 문제?…‘윤 격노설’ 진술 거부한 임기훈 5.

채상병 사건이 안보 문제?…‘윤 격노설’ 진술 거부한 임기훈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