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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막을 수 있었다”…매일 ‘저녁 6시34분’ 소리없는 외침 울린다

등록 2022-11-02 22:50수정 2022-11-03 08:42

청년정당·단체대표들 이태원역에서
“참사규명과 재발방지 요구” 1인 시위
“8년 전 세월호 참사 떠올랐다”
2일 저녁 6시34분께부터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출구 인근에서 청년정당·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인 추모시위를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2일 저녁 6시34분께부터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출구 인근에서 청년정당·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인 추모시위를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6시34분 막을 수 있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이태원 참사는 행정공백 때문이다” “추모합니다. 재발 방지대책이 시급합니다”

검은 옷과 검은색 마스크를 갖춘 20대 청년들이 이태원 참사 닷새 뒤인 2일 저녁 6시34분에 맞춰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 앞에서 늘어섰다. 이들이 참사를 방치한 정부 당국의 책임을 묻기 시작한 6시34분은 지난 29일 이태원 참사 4시간여 전 112 신고센터에 ‘압사 가능성’을 언급한 시민들의 구조 신호가 접수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이날 이태원역 인근에서 10개 청년정당‧청년단체 회원과 시민 100여명이 핼러윈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1인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앞서 이날 오후 단체 대표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초 신고 시간인 6시34분 이태원역으로 모이자. 검은색 마스크와 검은 종이를 들고, 이태원 곳곳에서 1인 침묵 시위로 함께 추모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집회를 제안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명백히 국가와 행정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한 참사”라며 “슬픔과 비참함을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청년들과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자리나 행동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안 취지를 말했다.

2일 저녁 6시34분께부터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출구 인근에서 청년정당·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인 추모시위를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2일 저녁 6시34분께부터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출구 인근에서 청년정당·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1인 추모시위를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이날 침묵시위에 동참한 청년들은 친구이자 언니, 동생의 죽음에 나 역시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는 공포와 애절한 마음을 함께 보였다. 대학생 한유희(20)씨는 “사건 발생 당일에 에스엔에스로 계속 이태원 소식을 보고 있었다”며 “너무 참혹했다”고 전했다. 대학생 최휘주(26)씨도 “토요일에 친구들과 저녁 자리를 하다가 뉴스를 접하고 마음이 안 좋아서 자리를 정리했다. 계속 경과를 지켜보며 무거운 마음으로 있다가, 왜 젊은 친구들의 희생을 막지 못했는지 분노가 생겼다”고 말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같은 나잇대 친구들을 떠내 보낸 기억을 공유한 참가자들은 왜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 것인지 분노했다. 대학원생 황선진(24)씨는 “상황과 맥락이 다르지만 제 세대는 세월호를 겪었기 때문에 계속 사상자가 늘어났다는 점, 국가가 좀 더 손을 쓸 수 있던 범위의 일이라는 점에서 트라우마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침묵시위 행렬에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춰 피켓을 바라보거나 사진을 찍으며 함께 추모하는 마음을 전했다. 저녁 7시34분, 침묵시위를 마친 청년 수십여 명은 참사가 벌어진 해밀톤호텔 인근으로 이동해 국화와 피켓을 바닥에 내려두고 두차례 절을 올린 뒤 추모 행동을 마무리했다. 단체들은 오는 5일까지 매일 저녁 6시34분부터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2일 저녁 7시43분께, 1인 시위를 마친 청년들이 참사가 발생한 골목 쪽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2일 저녁 7시43분께, 1인 시위를 마친 청년들이 참사가 발생한 골목 쪽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서혜미 기자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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