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핼러윈 축제에 몰린 인파에 의한 압사 사고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사고현장에서 지난 30일 오전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태원 참사가 벌어지기 한 시간 전쯤 한 아프리카티브이(TV) 비제이(BJ·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경찰서를 찾아가 “사람이 너무 많아 사고가 날 것 같다”며 위험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티브이 비제이 ‘꽉꽉’은 참사 직전인 지난 29일 밤 9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현장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다 인파에 휩쓸려 가방끈이 끊어졌고, 소지품을 모두 분실한 뒤 이태원역 부근 파출소를 찾았다. 당시 꽉꽉은 현장 생중계를 진행하면서 경찰에 소지품 분실을 알리며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이 밀어서 중간에 다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어 “이태원에서 방송 못한다. 여긴 압사당한다. 아까도 앞에서 몇 백 명이 밀려오더라. 끼어서 그냥 휩쓸려 내려왔다”면서 인터넷 방송을 중단하고 귀가했다.
꽉꽉은 30일 새벽 인터넷 방송을 통해 “일단 집에 잘 도착했다. 방송하는 동안 멘탈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좀 힘들다”며 “이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방송 못할 것 같다. 며칠 휴방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아침 6시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에 따른 인명 피해가 총 303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는 154명, 부상자는 149명(중상 33명, 경상 116명)이다. 사망자 중 1명을 제외한 153명의 신원확인은 완료됐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으로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벡·스리랑카 각 1명씩이다.
하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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