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조화를 내려놓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29일 대형 인명 피해를 낸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추모 물결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공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튿날인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사고 현장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다발과 메시지가 곳곳에 놓였다. 한 시민은 사고 현장 인근에 조화와 함께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무고한 영혼들이여 부디 편히 잠드소서”라며 “그대들이 가버린 삶을 하루하루 더 소중히 살아가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또 다른 시민은 사고 현장 인근의 폐점한 상점 벽면에 조화와 함께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들머리에도 시민들의 추모 조화가 놓였다.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 인근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두고 간 조화들이 놓여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태원 일대 상인들도 인명 사고를 추모하기 위해 당분간 휴점하며 애도 기간을 가지기로 했다. 실제로 이날 사고 현장 인근의 상점에는 점주들이 써 붙인 휴업 안내문이 여럿 눈에 띄었다.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호텔 맞은편 카페에는 ‘안타까운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며 오늘 하루 휴업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상인들한테 어제 급하게 ‘잠정적으로 일단 문을 닫자’는 공문을 보냈다. 다음달 5일까지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상인들은 휴점하자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이태원 일대 500여개 점포가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에 속해 있다.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상점 거리에 붙은 ‘이태원 참사’ 추모 휴업 안내문들. 안태호 기자 강재구 기자
온라인 공간에서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글이 수천개 이상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인스타그램·트위터·페이스북 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pray for itaewon(이태원을 위해서 기도한다)’는 문구를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을 올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서울광장과 이태원 광장 등에 마련되면 추모 열기도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임미나(56)씨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고, 현장 통제만 잘돼도 살릴 수 있었다”며 “30대 자녀가 있어 남일 같지 않고, 생떼 같은 아이들이 가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아무개(30)씨는 “즐겁고 해맑게 웃어야 할 젊은 청춘들이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새벽부터 마음이 안 좋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인 조아무개(23)씨도 “저도 여차하면 갈 뻔했던 상황이라 남일 같지 않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다치신 분들도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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