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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남북 합작 ‘뽀로로’ 만들었죠” 한마디에…호기심 눈빛 가득

등록 2022-10-27 19:25수정 2022-10-28 02:35

‘통일공감 토크쇼’ 진행자 최성국씨
당진정보고에서 탈북민들 삶 소개
학생들 “남북 다같이 잘 살았으면”
탈북민 최성국씨가 당진정보고교 강당에서 ‘통일공감 투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탈북민 최성국씨가 당진정보고교 강당에서 ‘통일공감 투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지난 18일 오전 충남 당진시 당진정보고교 강당, 최성국(43·은하수클럽 대표)씨가 무대에 올라 인사했다. 그는 이날 충남하나센터(센터장 김경준)와 당진정보고(교장 이광희)가 함께 마련한 ‘통일공감 토크쇼’의 진행자다.

최씨는 이날 윤설미·정유나·김소연씨 등 탈북민 3명과 함께 북한에서의 생활, 탈북 과정, 한국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을 201명의 학생에게 전했다. 

“통일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살면 안 되나요?” 토크쇼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최씨는 예상했다는 듯 만화 캐릭터를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뽀로로’ 아시죠? 저는 탈북민인데요, 북한에 있을 때 남북이 합작해 만든 ‘뽀로로’ 제작진으로 일했습니다.” “와~” 객석이 술렁거렸다. ‘북한에 만화영화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한국과는 2001년부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프랑스, 영국과도 협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바뀌자 동행한 출연진을 소개하며 본격적으로 토크쇼를 시작했다.

출연진들이 고단했던 북녘의 삶을 회상하고 탈북 과정을 이야기하면, 그는 통역하듯 설명하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정씨가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송승헌, 현빈에게 반했다고 털어놓자 “나도 북쪽에서는 별명이 ‘장기풍’(<에스비에스>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 주인공 차태현의 극 중 이름)이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학생들은 못 미더운 듯 “진짜냐”고 되물으며 그의 능숙한 진행에 빠져들었다.

‘통일공감 토크쇼’를 마친 최성국씨가 당진정보고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인걸 기자
‘통일공감 토크쇼’를 마친 최성국씨가 당진정보고교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송인걸 기자

학생들은 토크쇼가 끝나자 최씨 등 출연진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2학년 하태준 학생은 “(비료 대용으로) 똥을 모아 학교에 가져간다고 해 ‘설마’했는데 진짜였다. 통일되어 열차 타고 중국 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고, 원예찬 학생은 “밀밥을 먹었다고 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진행자 선생님이 보리밥이라고 설명해 줘 이해할 수 있었다. 통일을 꼭 이뤄 남북이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학교 통일교육담당인 김미향 교사는 “통일 교육과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토크쇼를 열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평양에서 휴대전화 사진 수정·인화업을 시작으로 한국 드라마 복제, 컴퓨터 게임방 등을 하다 단속된 뒤 고초를 겪다가 2010년 탈북했다. 그는 현재 남북 문화 콘텐츠 공동제작 경험을 살려 문화적 차이 등에 따른 탈북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토크쇼와 연극을 통해 해소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의 북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 준다면 남북의 문화 차이와 사회적 이질감을 이해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그의 바람이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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