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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스맨파’ 피디, ‘스우파’에 의리 좀 지키지…이런 “구시대적” 편견

등록 2022-08-25 07:00수정 2022-08-25 11:48

권영찬 CP, 23일 제작발표회 발언에 비판 쏟아져
“스우파는 질투와 욕심, 스맨파는 의리·자존심 보여”
“스우파 왜 잘 됐는지 모르나?” 성차별 발언 ‘뭇매’
<엠넷>(Mnet)에서 23일부터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 로고. 시제이이엔엠(CJ ENM) 제공
<엠넷>(Mnet)에서 23일부터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 로고. 시제이이엔엠(CJ ENM) 제공

<엠넷>(Mnet)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 제작발표회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이 나와 시청자에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스맨파>는 여성 댄서들이 나오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남성 댄서 출연 버전이다.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스맨파> 제작발표회에서 권영찬 책임프로듀서(CP)는 “여자 서바이벌은 질투, 여자들의 욕심이 조금 있었다면, 남자들은 의리, 남자들의 자존심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권 프로듀서는 ‘남자 댄서들의 군무와 힘’을 언급하며 “여자 댄서들과 남자 댄서들의 춤은 확실히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과 남성에 대한 오랜 성 고정관념을 반복한 해당 발언에 “구시대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미연(28)씨는 “책임프로듀서라는 사람이 <스우파>가 남긴 좋은 점을 다 날려버렸다. 여성이라고 의리, 자존심이 없나? 남성이라고 질투 없나? 한참 뒤떨어진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진아무개(34)씨는 “요즘은 오티티(OTT)에서 성소수자의 연애 이야기가 나오는 세상이다. 트렌드의 최전선을 알고, 사람들이 어떤 변화를 바라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가진 콘텐츠 제작자를 책임자로 둔 엠넷도 함께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엠넷 &lt;스트리트 우먼 파이터&gt; 참가 여성 댄스 크루. 사진 왼쪽 위부터 ‘라치카’‘와이지엑스(YGX)’‘웨이비’‘원트’‘훅’‘홀리뱅’‘프라우드먼’‘코카N버터’. 시제이이엔엠(CJ ENM) 제공
엠넷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참가 여성 댄스 크루. 사진 왼쪽 위부터 ‘라치카’‘와이지엑스(YGX)’‘웨이비’‘원트’‘훅’‘홀리뱅’‘프라우드먼’‘코카N버터’. 시제이이엔엠(CJ ENM) 제공

온라인에서는 <스우파>가 남긴 의미를 되짚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yo11)는 “온갖 미션을 멋지게 소화해낸 <스우파> 댄서들을 질투와 욕심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무례하다. <스우파>는 여성연대 그 자체였다”고 했다. <스맨파> 책임프로듀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이어졌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luel)는 “‘여성’ 출연자에게 ‘질투와 욕심’만 남겨 여성의 감정을 납작하게 만들었다. 왜 여성이 <스우파>에 열광했는지 공부하길 바란다”며 일침을 놓았다.

이승한 티브이 칼럼니스트는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프로그램 포맷을 시험 삼아 여성으로 만들어보고 잘 되면 남성 버전을 만드는 사례가 있다. <프로듀스101>, <퀸덤>·<킹덤>, <스우파>·<스맨파>등이 그렇다. <스맨파>가 나오는 것도 <스우파>를 지지했던 팬 입장에서는 썩 유쾌한 상황이 아니었을 텐데, 문제의 발언까지 나와 팬들의 상처가 더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우파> 성공의 핵심 포인트는 참가자들이 엠넷이 만든 경쟁 구도를 뛰어넘어 연대하는 과정이었다. 만약 책임프로듀서가 해당 발언과 같은 생각을 갖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 그건 결국 <스우파> 성공에 책임프로듀서가 기여한 바가 없다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보라 여성민우회 성평등미디어팀 활동가는 “경쟁 프로그램에서 서로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과 남성이 각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책임프로듀서가 잘못된 성 고정관념으로 해석한 셈”이라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미디어에 영향을 미치는 책임프로듀서라는 점은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날 씨제이이엔엠(CJ ENM)에 권 프로듀서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문의했지만 홍보 담당자는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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