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인테리어 공사 업체가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전시에 참여한 업체라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공사 계약 입찰 공고를 게시된 뒤 이 업체가 낙찰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3시간 남짓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한겨레>가 조달청 나라장터를 확인해 보니 관저 공사를 발주한 행정안전부(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시설총괄과는 지난 5월25일 오전 10시11분 ‘00주택 인테리어 공사’라는 이름으로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에 참여할 업체들의 입찰 참가 자격 등록 마감일시는 공고가 나온 시간으로부터 20여분 뒤인 오전 10시30분이었고, 이날 정오에 입찰을 마감했다. 그로부터 한 시간이 지난 오후 1시 개찰과 동시에 현재 공사를 맡고 있는 ㄱ사가 최종 낙찰자가 됐다. 입찰 공고부터 낙찰까지 전 과정이 걸린 시간은 약 2시간49분이었다.
행안부가 낸 입찰 공고의 계약 방법은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공사 금액은 12억2400만원이었다. 그러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부 공사임에도 입찰 당시 공사현장은 ‘세종특별자치시’로 잘못 표기돼 있기도 했다. 입찰 공고명에도 ‘00주택’으로 표기돼 있어 나라장터 전산망에 올라온 공고만 보면 대통령실 관저 공사인지 알기 어렵다.
또한 낙찰된 업체는 김 여사가 과거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르 코르뷔지에전(2016년)’과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2018년)’ 후원업체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당시 전시회를 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로서 그에 대한 대금을 받았다. 후원업체로서 이름에 오른 것은 감사의 뜻에서 이름 올린 것이지, 후원해서 올린 것은 아니”라며 “어떤 업체가 관저 공사에 참여했는지는 보안상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라장터에서 확인한 ㄱ사의 과거 공사 내역 13건을 보면, 주로 초등학교 도서실 등에 대한 환경개선 인테리어(7건)이 대부분이었다. 공사 금액은 최소 594만원에서 최대 약 5억1000만원 선이었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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