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를 무자본 인수합병(M&A)한 뒤 가짜 언론보도 등을 이용한 부정거래로 약 23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인수 기업에서 약 718억원을 빼돌려 상장폐지에 이르게 한 기업사냥꾼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전 ㅅ사 최아무개(56) 이사회의장, 송아무개(52) 대표이사 등 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합수단은 부정거래와 자금 횡령에 이용된 법인 21개에 대해 법인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최씨 등 4명은 지난 2016년 5월 사채 등을 빌려 코스닥 상장사인 ㅅ사를 전액 자기자본 없이 인수했다. 이들은 1년 동안 자금조달 방법을 허위공시하고, 실제로 하지 않은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허위 보도자료를 내 주가를 띄운 뒤 23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들은 지난 2019년 5월까지 3년 동안 ㅅ사를 무자본 인수할 때 빌린 자금을 갚기 위해 회삿돈 89억원을 횡령하고, 629억원을 배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19년 다른 기업사냥 사건을 수사하던 중 단서를 포착해 지난 1월부터 자금 추적, 사무실과 주거지 등 압수수색, 관련자 등을 조사했다. 이후 지난달 말부터 이달 1일에 걸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 받았다. 합수단은 “금융범죄 수사 최초로 무자본 엠앤에이 및 부정거래, 자금횡령 등 범행에 활용된 21개 법인에 대해 해산명령을 청구해 향후 기업사냥 등 다른 범행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원천차단했다”고 밝혔다.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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