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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동우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초대회장 별세

등록 2022-06-13 15:47수정 2022-06-13 19:33

국제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알려
이동우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초대회장. <한겨레> 자료 사진
이동우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 초대회장. <한겨레> 자료 사진

이동우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정대위) 초대회장이 지난 4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별세했다. 향년 89.

고인은 지난 1957년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일했다. 그의 인생은 지난 1992년 11월 워싱턴에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주 할머니의 증언을 들으며 뒤바뀌었다. 그는 언론 발표문을 워싱턴 언론에 보내 미국 사회에 이를 알렸다. 지역 방송에서도 이를 보도했고 워싱턴 한인사회에서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후 워싱턴의 한인단체, 교회, 사회활동가들이 모여 워싱턴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를 설립했다. 영어뿐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학교를 다녀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여성인 그가 만장일치로 초대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9년간 정대위 회장으로 활동하며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회장은 1993년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주도하거나,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을 녹화하고 삶을 담은 사진을 모아 1994년 미국 국회의사당 옆 감리교 건물에서 전시하기도 했다. 당시 이 건물에는 앨 고어 전 부통령 부모의 거주지와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어 미국 정치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자연스레 알릴 수 있었다.

워싱턴 정대위는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이를 공식적으로 시인하고 사죄와 역사적 책임을 요구하는 결의안(HR121)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선 단체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도 지난 2014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정부청사 안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는 활동 등의 주축이 돼왔다.

장례식은 오는 16일 오후 4시(현지시각) 플로리다주의 탬파 한인연합감리교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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