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관리단)이 7일 공식 출범했다. 법무부는 ‘인사 정보 남용’ ‘법무부 비대화’ 등 우려를 감안해 비검찰 출신 인사를 단장으로 임명했지만, 정작 일선에서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담당관에는 ‘윤석열 사단’ 검사를 투입해 논란이다.
법무부는 이날 국무조정실, 인사혁신처, 교육부, 국방부, 국세청, 경찰청,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파견인력 13명과 검사 3명을 인사정보관리단에 배치해 업무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관리단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행하던 공직자 인사검증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정무직은 물론, 2급 이상 고위공무원 승진 대상자(부이사관급),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부장검사), 경찰 경무관 이상 승진 대상자(총경), 군장성 승진 대상자(대령), 국립대 총장 등이 검증 대상일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관리단 초대 단장으로 비검찰·비법무부 출신인 박행열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리더십개발부장을 임명했다. 관리단을 향한 ‘인사 정보 남용’ ‘법무부 비대화’ ‘권한 집중’ 우려가 계속 나오자, 검찰 출신 인사를 배제해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5일 설명자료를 내어 검증 과정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관리단장 비검찰·비법무부 출신 직업공무원 임명 △법무부장관 중간보고 생략 △법무부 아닌 제3의 장소(삼청동 감사원) 사무실 설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관리단 파견 검사에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을 투입했다. 사회 분야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인사정보1담당관은 이동균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을, 경제 분야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인사정보2담당관은 이성도 국무조정실 평가총괄과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 부장검사는 대표적 ‘윤 라인’ 검사로 2019년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준비팀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같이 일했다. 윤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에 파견되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와 함께 인수위에 파견됐던 김현우 창원지검 부부장검사와 김주현 법무부 정책기획단 검사도 관리단에서 인사 검증 업무를 맡는다. 관리단 파견 검사 3명 모두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윤 대통령을 보좌한 인물들인 셈이다. 다만 이 부장검사와 달리 김현우·김주현 검사는 검찰 내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아니다. 서울의 한 부장검사는 “인수위 파견 검사는 요직에 배치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독립성 보장 시비가 일었던 관리단에 모두 파견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다.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을 계속 중용하는 윤 대통령의 성향이 드러난 인사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관리단의 첫 검증 대상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청장의 임기는 다음달 23일까지다. 법무부는 “관리단은 범부처·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정부의 공직후보자 인사검증에 공백이 없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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