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최예은(26)씨가 ‘동네빵집 챌린지’를 처음 제안한 게시글. 트위터 갈무리
“‘동네빵집 챌린지’하는거 어때요? 불광동 빵집 아기궁뎅이 빵이 단돈 2000원에 크림치즈가 많이 들어있어요.”
최예은(26)씨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네빵집_챌린지’를 제안하며 자신이 평소 즐겨 이용하는 동네빵집을 추천했다. 소상공인을 응원하기 위한 동네빵집을 자랑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따로 있다. 최씨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 사과를 요구하며 오늘로 단식투쟁 46일째를 맞는 임종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장에게 연대하기 위해 챌린지를 제안했다.
최씨는 “임종린 지회장이 단식운동을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거대 기업의 비인간적인 대우에 분노하게 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이 쉽고 재밌게 불매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소비자의 권리를 통해 불합리한 기업의 행태에 저항하면서 맛 좋은 동네 빵집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린 지회장은 에스피씨(SPC) 그룹 계열사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사과를 요구하며 지난 3월28일부터 양재동 에스피씨 사옥 앞에서 단식 중이다.
최씨의 제안에 단순히 동네 빵집을 추천하려 참여하는 이들도 있지만, ‘#SPC_불매’라는 해시태그를 붙이는 등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투쟁에 연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많다. 12일 오후 5시 현재 최씨의 챌린지 제안 게시물은 2470여회 리트윗됐다. 최씨는 파리바게뜨지회 트위터 계정에 올라오는 단식 농성 일기 게시물을 공유하며 임종린 지회장의 소식을 알리고 있기도 하다.
노조 쪽은 시민들의 연대 움직임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유경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요즘 들어 임종린 지회장이 올리는 단식농성 일기 등을 보고 함께 화를 내주시고, 자발적으로 연대해주려는 움직임이 보여 저희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이라며 “임종린 지회장이 단식 46일째를 맞으며 혈당이 떨어지고, 기운이 빠지는 등 걱정되는 상태에 있는데 덕분에 힘이 나서 지금까지 싸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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