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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육퇴한 밤] ‘호통 판사’ 천종호 “아이들 괴롭히는 사람 제일 미워”

등록 2022-05-05 19:59수정 2022-05-05 23:03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2021년 아동권리시상식에서
아이들이 뽑은 ‘우상’ 후보 올라
“아이들 괴롭히는 사람이 젤 미워”
‘아버지’ 역할에 관한 고민도 밝혀
자녀와 관계 고민하는 양육자들에
“넓은 울타리 치고, 보호해야” 강조

육아동지 유튜브 채널 &lt;육퇴한 밤&gt; 영상 섬네일.
육아동지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 영상 섬네일.

“안돼! 안 바꿔줘. 돌아가.”

‘호통 판사’로 잘 알려진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연 아동권리시상식에서 아이들이 직접 뽑은 ‘우리들의 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법정 안에서 엄격한 모습과 달리, 법정 밖에선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청소년들을 만났다. 아동심사위원단은 천 판사를 추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위기 청소년을 범죄자로만 보지 않고 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는지, 앞으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지원해서 청소년들이 좋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한 판사님이에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누리집 화면 갈무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누리집 화면 갈무리.

100주년 어린이날인 5일, 유튜브 채널 <육퇴한 밤>에서 만난 천 판사는 아동·청소년들의 응원에 화답하듯 “아이들 괴롭히는 사람을 제일 미워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 아동·여성 친화적인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천 판사는 소년법 폐지 논란에 대해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소년을 어른과 동등하게 처벌하자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미래 세대가 될 아이들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3남매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아버지 역할에 대한 고민도 크다. 과거 소년 재판을 전담하면서 법정에서 만난 아버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는 2015년 펴낸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우리학교)에서 “위기 청소년 중에는 아버지가 없거나 아버지 노릇을 하는 어른가 없는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다”면서 “사춘기는 부모의 애정 어린 보살핌이 있어도 감정을 통제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없다면 아버지를 대신해 사회가, 어른들이 따뜻한 관심을 주고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해준 뒤에, 그런대도 계속 잘못을 저질렀을 때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도 늦지 않다”고 적었다.

&lt;육퇴한 밤&gt;에 출연한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영상 화면 갈무리.
<육퇴한 밤>에 출연한 천종호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영상 화면 갈무리.

천 판사는 소년재판을 떠나있지만,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재단법인 만사소년을 설립해 청소년들과 자주 소통한다. 그렇다 보니, 자녀와 관계가 어색해진 양육자들이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묻는다.

그는 “어떤 부모는 아이를 꽉 쥐고 통제하려는 분들이 있고, 아예 자유방임적으로 양육하시는 분들도 있다”면서 “부모가 넓은 울타리를 치고, 서서히 울타리를 좁혀가면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이들 스스로 스트레스를 견디고 생각보다 잘 자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천 판사는 부부와 자녀라는 공식을 벗어난 다양한 가족 형태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공동체 회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 과거엔 아이가 부모와 관계가 안 좋으면 삼촌이나 이모 등에게 물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부모가 할 수 없는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다양한 가족 문화 시대의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천 판사는 동시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양육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남겼다.

“부모의 마음은 늘 근심과 아이들에 대한 염려뿐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그런 염려와 불안으로 인해서 부모님들의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아이들이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할 거예요. 아이들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반석이 되어 주시고 기둥이 되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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