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김아무개(30)씨는 2년만에 지인 소개로 한 남성과 만나 지난달부터 연애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리두기가 유지됐던 지난 2년 동안은 일대일 소개팅이나, 다수가 만나는 미팅을 꺼려왔다. 김씨는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와 겹쳐서 마스크를 벗은 채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등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올해 초 새 회사로 취직이 결정됐고, 마침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전처럼 놀 수 있으니 연애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이아무개(31)씨도 최근 친구가 다니는 회사 동료를 소개받기로 했다. 이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전후로 요즘 주변에서 소개팅을 많이 하고 있다.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상회복 분위기에 지난 2년간 억눌려 있던 연애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지난 1∼4월 가입자 수가 코로나19 확산 첫 해인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도 9.8% 늘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책대학원 교수가 애인이 없는 25∼49살 미혼 6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021년)를 했더니, 코로나19 대유행은 이성 간 만남에 큰 영향을 줬다. 2020년 2월 이후 1년 동안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78.1%는 ‘없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전과 견줘봤을 때 새로운 만남의 빈도가 줄었다는 응답은 절반 가까운 48.7%였다. 연구진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봤다.
서경현 삼육대 교수(상담심리학)는 5일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에서는 청년기를 가족이 아닌 동료 집단과 사회적 친밀감을 쌓거나 성적 친밀감을 쌓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지난 2년 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상회복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