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경북 울진군 북면 응봉산 일대에 연기가 심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경북 울진, 강원 삼척 산불이 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강상태였던 진화율이 75%에서 80%로 늘었다. 산불영향구역은 2만㏊를 넘어섰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1일 울진 현장 브리핑에서 “현재 응봉산 지역 화세를 조금 약화시켰다. 응봉산은 돌산이라 다른 산에 견줘 3배 정도 물을 쏟아부어야 같은 효과가 난다”며 “어려운 지형이 남았지만, 일요일까지 최대한 총력을 기울여 진화할 계획이다. 주말에 비가 5~10㎜ 올 것으로 예상돼 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밤 불길은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보호구역 1.4㎞ 앞까지 번졌으나 산림당국은 진화대원, 해병대원 등 662명을 투입해 방어에 성공했다. 당국은 금강송 군락지 불길이 잡히면서 해당 지역에 집중했던 헬기 자원을 이날 오후부터 응봉산 쪽으로 집중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2만211㏊(울진 1만8651㏊, 삼척 1560㏊)로, 축구장 2만8300여개에 이르는 넓이다. 10일 오후 5시에 견줘 218㏊ 늘었다. 울진군에서는 235명이 대피한 상태다. 울진국민체육센터에 있던 이재민들은 10일 덕구온천리조트, 마을회관, 친인척 집 등으로 모두 옮겨 갔다. 집과 창고 등 시설물 729개가 피해를 보았다.
울진국민체육센터에서 덕구온천리조트로 이동하기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난 이재민 7명은 구수곡자연휴양림으로 격리했다.
11일 오후 울진·삼척, 강원도 강릉·동해 산불 피해 현장을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는 “화마의 충격이 쉽게 가시진 않겠지만 조속히 일상생활과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진군은 이번 산불로 부상을 당하거나 재산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긴급복지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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