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 원우 수첩에 자신을 ‘현직 도이치모터스 제품 및 디자인 전략팀 이사’라고 소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도이치모터스에 과거 이사로 재직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는 그동안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도이치모터스와의 관계에 대해 “단순 투자를 맡겨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국민의힘은 “이사로 활동한 것은 맞지만 비상근·무보수직이었다”고 반박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1년 제7기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AFP) 원우 수첩에 김씨는 자신을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라고 소개하며, 경력 사항에 ‘현직 도이치모터스(BMW코리아공식딜러사)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라고 적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수첩은 원우들이 제출한 정보를 취합해 제작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8월∼2011년 1월 제7기 에이에프피(AFP) 과정을 수료했다. 당시는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자에게 본인 명의 증권계좌를 맡긴 시기다. 검찰 공소장 범죄일람표 등을 종합하면 당초 알려진 주가조작 선수 이아무개씨 외에 또 다른 주가조작 가담자가 2010년 10월∼2011년 1월 김씨 명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을 한 의혹이 있다.
도이치모터스 이사를 맡았다는 사실은 ‘단순 투자자’라며 주가조작 가담 의혹을 부인해온 윤 후보 쪽의 해명과 배치된다. 윤 후보와 김씨 쪽은 줄곧 “권오수 회장에게 주가조작 선수 이씨를 소개받아 단순 투자를 맡겼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나아가 김씨가 ‘내부자’로서 주가조작 가담한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도 제기된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것(도이치모터스 재직)이 사실이라면, ‘내부자 거래를 통한 주가조작’ 혐의도 추가될 수 있는 중대사안이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이사로 일한 것은 맞지만 무보수 비상근직이고, 주가조작과 어떠한 관련성도 없다고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김씨는 권 회장으로부터 홍보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비상근·무보수로 ‘도이치모터스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 직함을 받고 홍보 행사에 참여했다”며 “김씨는 주가조작과 어떠한 관련성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근·무보수로 홍보활동을 도운 사실과 주가조작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고 근거가 없다. 범죄일람표에 (김씨) 이름이 등장한다고 하여 주가조작에 관여했다고 단정적으로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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