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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EBS 인기 프로 ‘위대한 수업’ 더빙→자막…“더빙판 돌려달라” 논란

등록 2022-02-16 15:08수정 2022-02-17 02:36

원래 본방송 더빙판, 다시보기 더빙판·자막판 선택지
본방 자막판 변경뒤 더빙판 사라져…시각장애인 등 접근권 논란
<교육방송>(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방송>(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방송>(EBS)에서 더빙으로 방송하던 인기 프로그램을 자막방송으로 바꾸면서 ‘더빙판을 돌려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층 등 자막을 읽기 어려운 이들을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교육방송>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위대한 수업) 제작진은 지난달 28일 시청자 게시판에 “작년 8월 첫 방송 이후, 더빙 대신 강연자 목소리(원어)로 듣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많았다”며 “2월1일 본방송부터 더빙방송에서 자막방송으로 변경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위대한 수업’은 세계의 석학들이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소재로 강의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지가 올라오기 전까지 ‘위대한 수업’은 본방송을 더빙으로 제작해왔다. 인터넷 다시보기로는 더빙판과 자막판을 선택해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더빙판이 사라지면서 인터넷 다시보기를 통해서도 자막판만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결정 이후 ‘위대한 유산’ 시청자 게시판에는 더빙방송을 재개해달라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16일 시정차 게시판을 보면, 자신을 시각장애인 이용자라고 밝힌 최아무개씨는 “저는 자막을 볼 수 없어 더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일부의 민원만 수용하지 말고 더빙이 꼭 필요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 달라”고 썼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층 등 자막을 읽기 어려운 시청자들의 요구도 크다. 손아무개씨는 “환갑이 넘은 어머니와 계속 함께 볼 수 있도록 더빙판을 지원해 달라”고 썼다. 조아무개씨는 “더빙판을 방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빙으로만 방송을 접할 수 있는 사람의 시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누군가의 단순한 기호가 다른 사람의 접근성을 빼앗는 것은 옳은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더빙으로 방송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제 불가능하게 됐다”는 토로도 나왔다.

<교육방송>(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갈무리
<교육방송>(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성우협회 한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층, 미취학 아동 등 자막을 접하기 어려워하는 계층들이 많다. 반대로 자막을 원하는 청각장애인도 있다. 방송사에서는 이들 모두를 위해 더빙과 자막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덕경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장은 “<교육방송>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시각장애인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는 방송사다.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고마운 곳인데 이런 곳에서마저 일방적인 형태로 더빙이 사라지는 것은, 전체적으로 ‘보편적 미디어 접근권’을 보장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다. ‘우리말 더빙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사업자가 외국 수입 영상물 편성 시 시청자가 한국어 자막 및 더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지만 20대 국회에서 계류됐다가 폐기됐다.

<교육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요구에 대해 검토중이다”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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