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결혼식’ 의 한장면
호서대 연극동아리 7명이 펼친 ‘상황극’…“상상밖 반응에 괴로웠다”
"허위로 감정자극 잘못" 네티즌 비난 쇄도
"잠시나마 따뜻한 마음 되찾아줘" 옹호도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됐던 `지하철 결혼식'은 대학 연극동아리 학생들의 창작 상황극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호서대에 따르면 이 학교 연극과 동아리 `연극사랑' 학생 6명은 지난 10일 서울 도시철도 5호선 우장산역을 지나는 전동차 안에서 `결혼식'이라는 제목의 게릴라식 실험극을 3차례 공연했다.
연출은 이 학교 조교 신진우(25)씨가 맡았고 신랑.신부 역은 이기린아(21)씨와 조윤정(23ㆍ여)씨가 맡았다.
관련 학생들은 현재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교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현 호서대 연극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의외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확산되면서 연극에 참여한 학생들도 커다란 정신적 충격에 빠졌다"며 "더 이상 언론 노출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결혼식'을 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번 연극의 기획 의도를 설명하고 "시간적 제한과 분위기 때문에 연극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못한 학생들의 순수함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학교측과 협의를 한 뒤 기자회견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하철 결혼식'이 연극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 사이에 논란이 일면서 주요 포털에 실린 관련 기사들에는 8시간만에 2만여개의 댓글이 달렸고 호서대 연극영화전공 게시판에도 비난 글이 잇따랐다.
`별의아이'라는 필명을 쓴 한 네티즌은 호서대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도와줄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나마 응원했는데 이게 뭐냐"며 "아무리 연기를 잘 했어도 당신들은 가슴이 없기 때문에 큰 연기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사용자 `lkh5804'는 "어려운 삶을 이끌어 가는 고아출신들을 두번 세번 죽이는 짓을 한 잔인한 예비연기자"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학생들을 비난했다.
네티즌 `qkrdusdhr703'는 "거짓이었군… 에휴… 그래도 처음엔 진짠줄 알고…"라고 허탈해 라면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본 내가 잘못이었다"라고 썼다.
네이버 사용자 `cody2'는 "사람들의 감정을 허위로 자극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다시는 이런 식으로 하지 말아 달라"고 질타했다.
소수이지만 연극에 참가한 학생들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네티즌 `frozensky99'는 "잠시나마 따뜻하고 감동적인 마음을 우리에게 되찾아 줬다"며 "공연 직후 연극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몰아 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학생들을 옹호했다.
`지하철 결혼식'은 연극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우연히 공연 장면을 보게 된 한 시민이 카메라폰으로 결혼식 장면을 찍어 밸런타인데이인 14일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를 본 네티즌들의 감동이 확산되면서 순식간에 장안의 화제가 됐다.
해당 공연에서 신랑은 자신들을 고아라고 소개하고 "결혼비용이 없어 우리가 처음 만난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말한 뒤 눈물을 흘리는 신부에게 반지를 끼워 줬으며, 이를 지켜 보던 승객들은 박수로 결혼을 축하했다.
그 동안 이 장면을 실제상황으로 믿은 상당수 네티즌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며 "돈을 모아 신혼여행을 보내주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우명.임화섭 기자 lwm123@yna.co.kr (서울=연합뉴스)
누리꾼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지하철 결혼식’은 연극학도들의 ‘상황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쿠키뉴스>는 16일 화제를 부른 ‘눈물의 지하철 결혼식’이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 ‘연극사랑’ 동아리 학생 7명이 만든 ‘결혼식’이란 상황극이라고 보도했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이 동아리는 2개월간의 연습을 한 뒤 지하철을 공연장소로 정하고, 세 차례 상황극을 공연했다. 세간에 파장을 부른 연극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을 지나는 전동차 안에서 펼친 공연이다. 연출을 맡은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 신진우(26)씨는 “각박한 세상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며 “감동을 받으신 분들에게 이 상황이 연극이라고 말하는 게 도리가 아닌 같은 생각에 본의 아니게 속이게 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연극의 두 주인공 이아무개(21·남)씨와 도아무개(24·여)씨가 누리꾼과 시민들의 상상 이상의 반응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전했다.
한 시민이 찍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이 동영상에는 “나는 고아이며, 형편이 어려워 처음 만난 5호선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눈물의 지하철 결혼식’이 보도되자 지하철5호선의 역사에는 ‘이 신혼부부’를 찾는 안내문을 붙이고 언론은 각종 기사와 칼럼을 통해 이 커플의 사연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일부 시민들은 이 동영상과 기사를 보고 “돈을 모아 신혼여행을 보내주자”…“무료료 결혼식을 치르도록 돕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계진 대변인이 이를 소재로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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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지하철 결혼식’은 연극학도들의 ‘상황극’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쿠키뉴스>는 16일 화제를 부른 ‘눈물의 지하철 결혼식’이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 ‘연극사랑’ 동아리 학생 7명이 만든 ‘결혼식’이란 상황극이라고 보도했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이 동아리는 2개월간의 연습을 한 뒤 지하철을 공연장소로 정하고, 세 차례 상황극을 공연했다. 세간에 파장을 부른 연극은 지난 10일 서울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을 지나는 전동차 안에서 펼친 공연이다. 연출을 맡은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 신진우(26)씨는 “각박한 세상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며 “감동을 받으신 분들에게 이 상황이 연극이라고 말하는 게 도리가 아닌 같은 생각에 본의 아니게 속이게 된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연극의 두 주인공 이아무개(21·남)씨와 도아무개(24·여)씨가 누리꾼과 시민들의 상상 이상의 반응에 마음 고생이 심하다고 전했다.
‘지하철 결혼식’ 의 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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