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45)씨가 6일 오전 강서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아무개(45)씨의 은신처에서 300억원 규모의 금괴를 압수하고, 약 252억원이 있는 이씨의 증권사 계좌 등을 동결했다. 경찰은 나머지 자금의 행방과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이씨가 숨었던 경기 파주 목동동 4층 다세대 주택 건물에서 그가 한국금거래소에서 산 1㎏ 금괴 851개 중 절반이 넘는 430개 이상을 확보했다. 이날 금 시세가 1㎏에 7000만원대 전후인 것을 고려하면 3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252억원의 예수금이 남은 이씨의 증권계좌도 동결했다.
경찰은 남은 횡령금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다. 이씨는 동진쎄미켐 주식을 대거 매매했다가 손실을 본 인물과 동일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경우 손실액은 300억원대 규모다. 이씨는 아내와 여동생에게 증여한 경기 파주시 건물의 근저당권을 말소하는데도 수십억원을 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씨의 부동산 재산 등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법원에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씨는 전날 자신의 건물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던 경찰에게 발견돼 체포됐다. 원래 자신이 묵던 곳이 아닌 다른 층, 다른 호실에서 숨어있었다. 회사가 경찰에 이씨를 고소한지 5일만이다. 이씨가 경찰의 감시망에 있던 자택 건물에 숨어있던 이유와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씨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조만간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이씨 쪽은 “윗선의 지시”가 있다고 하는 등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박상현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강서경찰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씨가 (팀장) 직책이 있는 분인데 (단독으로 횡령하는 건) 말이 잘 안 된다”라며 “잔금과 잔고를 허위로 기재한다는 것 자체는 다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 일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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