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배임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쪽이 첫 재판에서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 심리로 14일 열린 권 회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권 회장 쪽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고 간단하게 의견을 밝혔다. 권 회장 쪽은 “(검찰) 증거에 대한 열람·복사를 이제 막 마쳤다. 내용이 많아서 파악하는데 좀 (시간이 걸린다)”며 “(구체적인 공소사실 관련 의견을 밝히는 데에) 4주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은 공소사실 정리 및 향후 재판 절차 등을 논의하는 공판준비 기일이라 출석 의무가 없는 권 회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권 회장 등은 2009년 12월~2012년 12월 전문 주가조작 ‘선수’, 전 증권사 임직원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가장·통정매매(서로 짜고 주식을 매매하는 것), 고가매수(직전가 또는 상대호가 대비 고가 매수 주문을 넣는 것),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7804차례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량 매수세를 형성,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권 회장이 도이치모터스를 코스닥에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나 주가가 계속 하락하자 주가조작을 했다고 보고 있다. 도이치모터스는 이런 시세조종성 주문으로 2천원대 후반이었던 주가를 약 8천원까지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산다.
권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나머지 피고인 8명 중 일부만 혐의를 인정했고, 대부분의 피고인은 범죄사실을 다투고 있다. 재판부는 내년 1월21일 첫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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