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4명이 택시와 충돌한 뒤 도주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11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0일 오후 5시35분께 용산구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30대 남성 ㄱ씨가 차로를 변경하다가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현장 조처 없이 도주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택시 운전자의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용산미군기지 앞까지 도주했다. 당시 ㄱ씨 차량에는 세 명의 동승자가 있었다. 택시에도 승객이 타고 있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차량 탑승자를 확인해보니 주한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4명이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 일절 답변을 하지 않았고, 주한미국대사관 2등 서기관인 ㄱ씨는 음주 측정 요구도 거부했다. 경찰은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 대상인 이들을 귀가 조처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사실관계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고, 외교관 신분이 확인돼 우선 귀가 조처했다”며 “미국대사관 쪽에 출석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대사관은 입장을 내고 “미국대사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한국 측 관할 법 집행 당국에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 확신하며, 해당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해명을 자제하고자 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김윤주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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