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10일 두 번째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지난 2일 이후 8일 만에 다시 공수처 조사를 받는 것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께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들어갔다. 손 검사는 공수처가 제공하는 차를 타고 취재진을 피해 공수처 청사에 들어갔다. 청사 입구에 설치된 차폐막 때문에 손 검사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손 검사는 지난 2일에도 비공개 출석했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차장검사급)을 태운 승용차가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안 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공수처는 지난 2일 조사에서 텔레그램 ‘손준성 보냄’ 표기를 근거로 손 검사가 고발장 전달 경위에 가담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고 한다. 손 검사는 고발장 전달 및 작성에 관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손 검사 혐의를 입증할만한 확실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5일 고발사주 의혹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대검 감찰부를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당시 얻은 물증을 통해 이날 조사에서 손 검사의 혐의 입증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조사하며 확보한 진술을 근거로 손 검사의 방어 논리의 허점을 파고들 수도 있다.
‘판사 사찰 문건’ 의혹과 관련해 지난달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혐의로 입건한 공수처가 손 검사를 상대로 관련 사안을 조사할 수도 있다. 해당 문건을 작성한 곳이 지난해 손 검사가 속해 있던 수사정보정책관실이기 때문이다.
한편, 손 검사 변호인인 박사의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 진행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9일 주임검사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 등 4명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당시 박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는) 변호인에게 ‘공격적으로 나온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말한다’ 등 비상식적인 언행으로 일관했고 조사과정에서 피의자 진술 기회를 제한하는 등 억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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