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 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됐지만, 그가 넘어야할 산은 여전히 적지 않다. 자신을 둘러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는 물론, 가족·측근을 두고 제기된 다양한 의혹에 검찰수사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 정국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 본인과 가족, 측근 관련 사건은 모두 8건이다. 공수처 수사가 3건이고, 검찰에서도 5건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6월부터 윤 전 총장의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관련 수사방해 의혹’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9년, 옵티머스자산운용 경영진 수사의뢰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과 지난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에게 수사권을 주지 않아 한 전 총리 수사팀의 문제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발생한 검찰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한 수사다. 공수처는 지난 9월9일 윤 후보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입건한 뒤 두달째 관련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직까지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한 윤 후보의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사 상황에 따라 윤 후보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윤 후보 가족 등을 둘러싼 의혹도 수사 결과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와 장모 최아무개씨,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들 사건은 모두 검찰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및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11년께 주가 조작꾼들과 공모해 회사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김씨가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김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대기업 협찬사가 2019년 6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윤 후보를 의식한 ‘보험용’이나 ‘뇌물성’ 협찬일 수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박규형)는 윤 후보 장모 최씨의 모해위증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03년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매매과정에서 생긴 이익금 53여억원 분배를 두고 최씨와 동업자 정대택씨가 분쟁이 생겼고, 이 과정에서 최씨가 법무사 백아무개씨를 매수해 이익금을 가로채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시켰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 1일 정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 모해위증 혐의 공소시효가 오는 13일 만료되는 만큼, 검찰은 조만간 이 사건 관련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측근 관련 수사도 윤 후보의 약한 고리다. 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 정용환)는 윤 전 세무서장의 ‘스폰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윤 전 서장은 건설 사업가 ㄱ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법조인과 세무당국 관계자 등을 소개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한 의혹을 받고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윤 전 서장을 불러 조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윤 전 서장의 최측근 사업가로 꼽히는 최아무개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기도 했다.
형사13부(부장 임대혁) 역시 윤 전 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을 살펴보고 있다. 윤 전 서장이 2012년 육류수입업자 김아무개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청탁과 함께 현금과 골프 접대 등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2015년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당시 윤 후보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이 2019년 윤 후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제기돼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사건은 주광덕 전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의 고발로 재수사가 진행되고있다.
손현수 전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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