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효정요양병원에서 119구급차가 확진자를 외부 치료시설로 이송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재택치료를 받던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코로나19 전담 구급대가 출동하고 병원이 배정될 때까지 시간이 지체된 것으로 확인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의 일환인 재택치료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응급 이송체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서울시와 소방 및 방역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서대문구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코로나19 환자 ㄱ(68)씨가 21일 오전 상태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백신 미접종자인 ㄱ씨는 검사 7일 전인 13일 호흡곤란 등 증상발현이 있었고, 20일 확진 판정 이후 서울시 병상배정반 의료진의 문진에서 무증상·기저질환 등 입원요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의료진은 고령임을 감안해 ㄱ씨에게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권유했으나, 본인이 재택치료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ㄱ씨는 다음날 오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소방청 설명에 따르면, 보호자인(부인) ㄱ씨는 21일 오전 6시51분 기력저하로 119에 신고했고, 오전 7시5분 일반구급대 도착했다. 음압형 이송 장비를 갖춘 코로나19 전담 구급차는 특수필름 래핑 등 방역 조치가 돼 있지 않아 첫 신고 뒤 39분이 지난 오전 7시30분에야 도착했다. 이 무렵 심정지가 발생해 7시30분~7시50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8시5분 병원에 도착한 뒤 9시30분 숨졌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22일 <한겨레>에 “처음에 자가격리자인데 기력이 저하됐다고 신고가 들어와 큰 응급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일반 구급대가 먼저 출동한 경위를 설명했다. 서순탁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반 구급대가 먼저 도착해 환자 징후를 확인하고 지켜보는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다”며 “전담 구급대가 도착해 같이 응급처치를 했으나, (중수본) 병원 선정 과정에서 조금 지체가 있었다”고 밝혔다.
21일 기준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는 약 3천여명 정도이며, 현재까지 누적으로는 1만3천명 수준이다. 11월 초 본격적인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되면, 확진자 증가와 함께 재택치료 환자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담 구조차가 턱없이 부족해, 지금이라도 코로나19 응급 환자 이송체계를 정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전담 구급차가 서울에 20여대밖에 없어 현장의 어려움이 많다”며 “오세훈 시장이 재발 방지를 위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필요한 장비를 확충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22일 브리핑에서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시도, 소방청 등 유관기관과 논의해 재택치료 대상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송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욱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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