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 참관을 마치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사체가 700㎞ 지점에 도달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실상 성공’으로 알려졌던 누리호의 성과가 좀 더 정확히 수정된 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서다. 21일 오후 5시 누리호의 도전을 참관한 문 대통령은 발사 1시간10여분 뒤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진 못했지만 첫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 경과보고를 받은 뒤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루어졌다. 완전히 독자적인 우리 기술이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이번 누리호는 700㎞ 상공에 이르러 위성 모사체를 초속 7.5㎞의 속도로 궤도에 투입함으로써 임무를 완수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목표 궤도에서 분리된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이 충분히 속도(최소 초속 7.5㎞)를 내는 데 실패하며 대미를 장식하진 못하게 됐다.
누리호의 첫 발사가 절반의 성공인 동시에 절반의 실패로, 첫번째 ‘리허설’인 만큼 남겨둔 과제들도 확인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며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산업 후발 국가로서 미래 비전 또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전세계 우주산업은 두배 이상 성장했다”며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누리호 점검을 전제로 한) 발사체 성능 제고 및 다양한 위성 활용 △우주기술의 민간 이전 및 우주산업의 성장동력화 △2030 달착륙 프로젝트 진행 등을 제시했다.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맡은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총리가 맡게 된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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