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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장에서] ‘새우꺾기’ 해명하며 외국인 혐오 조장하는 법무부

등록 2021-09-30 19:55수정 2021-10-01 02:39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머무르는 ㄱ씨가 지난 6월10일 보호소 공무원들에 의해 뒷수갑을 찬 채 포승줄로 두 발이 묶인 이른바 ‘새우꺾기’ 자세를 한 채 독방으로 된 특별계호실에 격리됐다. 특별계호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갈무리·ㄱ씨 대리인단 제공
화성외국인보호소에 머무르는 ㄱ씨가 지난 6월10일 보호소 공무원들에 의해 뒷수갑을 찬 채 포승줄로 두 발이 묶인 이른바 ‘새우꺾기’ 자세를 한 채 독방으로 된 특별계호실에 격리됐다. 특별계호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갈무리·ㄱ씨 대리인단 제공

외국인 ㄱ씨가 팔다리를 결박한 ‘새우꺾기’를 당한 사실을 알리는 <한겨레> 등 언론의 보도에 법무부가 사건과 관련 없는 ㄱ씨의 형사처벌 전력과 알몸 사진까지 공개하며 “불가피한 조처였다”고 해명했다. 난민인권단체와 ㄱ씨 대리인들은 가혹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 절차적 정당성을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피해자 인권 침해와 외국인 혐오였다.

법무부는 모로코 출신 난민신청자 ㄱ씨가 화성외국인보호소 특별계호실에서 새우꺾기 자세로 4시간가량 격리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공개되자 바로 다음날(29일) 설명자료를 냈다. 법무부는 “ 진상조사를 하고 제도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료의 대부분은 ‘새우꺾기는 불가피한 조처’라는 법무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법무부는 ㄱ씨가 보호소에서 시설물을 파손하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 16장과 2분 남짓한 영상을 공개했다. ㄱ씨가 직원들에게 남긴 욕설, 알몸 상태(얼굴과 주요부위 가림)로 직원과 대치 중인 사진도 공개됐다. 보호소 생활과는 무관한 ㄱ씨의 형사처벌 전력도 ‘친절하게’ 설명돼 있었다.

ㄱ씨의 대리인단은 30일 반박 입장문을 냈다. 대리인단은 “‘새우꺾기’ 고문이 법적 근거 및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문제제기 하는 것에 대한 해명 없이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입소 전 행적까지 공개하며 ‘이런 취급을 당할만한 사람이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공개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범죄이력·사진 공개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여지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의 설명에는 ㄱ씨가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 원인이나, 새우꺾기가 법적·제도적 근거가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찾을 수 없다. 사실상 ‘구금시설’로 운영되면서도 구금시설과 관련된 법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보호소의 현실은 또다시 가려진다.

보호소 수용 전 경미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던 ㄱ씨의 상태는 외출과 운동이 제한되고, 외부와 차단된 보호소 환경에서 더욱 악화됐다고 한다. 보호소에는 ‘제2의, 제3의 ㄱ씨’가 있을 수 있지만 법무부의 설명에는 이들에 대한 대책은 없다. 법무부의 설명 뒤에 남은 건 외국인 혐오다. “보호소는 난민신청 절차를 밟거나 임금 체불로 머물러 있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 모두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보호소는 외국인을 관리·통제하는 데만 집중해 난동부리는 외국인은 이런 식으로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외국인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김현미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바로가기: 손은 뒷수갑, 발엔 포승줄…화성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가혹행위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131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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