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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쌓이는 속옷, 남아도는 영양제…‘스트레스’도 다달이 배달돼요

등록 2021-09-27 04:59수정 2021-09-27 07:44

비대면 구독서비스 늘어나자 과소비·과다쓰레기 배출 경험 ↑
“남아있는 일 자주 발생…나에게 맞는 합리적 소비인지 따져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박아무개(31)씨는 업체에서 매달 새로운 브래지어를 보내주는 속옷 구독 서비스를 9개월째 이용하고 있다. 그는 구독 서비스가 월 2만원 수준으로 비싸지 않은 데다, 쇼핑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처음에는 좋았다고 한다. 그런 박씨 집에 새 속옷이 쌓여가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반화하면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구독 경제가 확대됐다. 편리하지만 다달이 현관으로 밀고 들어오는 신상품을 ‘소비해야 한다’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자리잡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내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방식의 구독 서비스는 식료품·액세서리·속옷·면도날·전통술 등을 넘어 최근에는 방역 필수품인 마스크·손소독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콜이 성인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온라인 정기구독 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응답자 10명 중 7명(68.5%)이 ‘구독 서비스를 현재 이용 중’이라고 답했다. 미디어 콘텐츠가 61.7%으로 가장 많았지만, 식품과 식자재 등을 구독하는 사람도 18%를 넘었다. 응답자 91.9%가 정기구독 서비스는 ‘지금보다 더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 이유로 △코로나 상황으로 비대면 소비·주문 문화 발전(68.7%) △편의성 강화(63.9%) △합리적 소비에 도움(32.9%)을 꼽았다.

구독 서비스가 편리함과 새로움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소비나 쓰레기 배출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3개월째 오메가3, 비타민B 등 4가지 영양제를 구독하는 직장인 김아무개(34)씨는 “처음에는 월 4만5천원, 하루에 1500원꼴로 편리함을 누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그는 배송 타이밍과 영양제 소진 시점을 맞추는 일이 번거롭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집으로 배송되는데 새 약을 받았을 때 기존 약이 남아 있는 상태가 자주 있다”는 것이다. 속옷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박씨도 “속옷은 소모품이라 정기적으로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는 등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생각보다 브래지어를 착용할 일이 많지 않더라”고 말했다. 다만 박씨는 크게 부담 가지 않는 비용이어서 구독 해지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에게 맞는 합리적 소비인지 먼저 따져보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구독자가 정해진 기한 안에 소비하지 못해도 물건이 들어오고, 때로는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배송되기 때문에 구독 경제는 사실 엄청난 낭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런 소비에 중독되지 않도록 소비자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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