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내부 돈 흐름을 조사하는 경찰은 이 업체 대주주와 경영진이 거액의 회삿돈을 빌려 쓴 경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2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화천대유)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서 회사 관계자들 소명을 듣는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청은 지난 4월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 흐름 내역이 발견됐다는 첩보를 전달받아, 화천대유 임원 거주지 관할서인 서울 용산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해왔다.
경찰은 최근 이아무개 화천대유 대표를 불러 화천대유와 회사 관계자들 사이 채권·채무 관계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분석원은 화천대유 대주주와 대표가 회사로부터 많게는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빌리는 등 수상한 자금 흐름을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4월 올라온 화천대유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아무개씨에게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또 이아무개 대표도 2019년에 회삿돈 26억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고, 2020년에도 주주·임원·종업원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12억원을 빌린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찰에서 전부 소명했다. 빌린 돈은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들이 가져다 쓰는 장·단기 대여금은 종종 횡령 사건 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경찰은 관련자 진술과 회사 회계내역 등 자금 흐름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따진 뒤 혐의점이 파악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경찰 수사 규정상 입건 전 조사는 최대 6개월까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식 수사 전환 여부는 조사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중에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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