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정경심, 항소심서도 징역 4년…벌금은 감경

등록 2021-08-11 11:28수정 2021-08-12 02:43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공모도 인정했다. 다만, 사모펀드 투자를 둘러싼 혐의 가운데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혐의 등이 일부 무죄로 뒤집혀, 벌금과 추징금이 대폭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엄상필)는 11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선고한 벌금 5억원과 추징금 1억3800여만원은 각각 벌금 5천만원과 추징금 1천여만원으로 감형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7년에 벌금 9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가 딸 조아무개씨의 ‘스펙’을 위조한 혐의를 1심과 동일하게 모두 유죄라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른바 ‘7대 허위 스펙’이라고 주장한 조씨의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전형에 제출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공주대 생명과학연구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부산 아쿠아펠리스 호텔, 한국과학기술원(KIST) 인턴십 확인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모두 정 교수가 꾸며낸 ‘허위 서류’라고 결론지은 것이다. 재판부는 또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와 아쿠아펠리스 호텔 인턴십 확인서 작성에 조국 전 장관이 가담했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조씨 친구인 장아무개씨의 증언 번복으로 관심이 모아진 서울대 공익법센터 인턴확인서 위조 혐의도 유죄로 거듭 인정했다. 재판부는 “(인턴십) 확인서 내용이 모두 허위인 이상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를 촬영한) 동영상 속 여성이 딸 조씨인지는 확인서의 허위성 여부에 영향이 없어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지난달 23일 조국 전 장관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가 2009년 5월15일 연 ‘동북아시아의 사형제도’ 세미나에서 “조씨를 본 기억이 없다”면서도 “(세미나 동영상 속 여성은) 99% 조씨가 맞다”고 지난해 정 교수의 1심 때 증언을 번복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

재판부는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믿음이 훼손됐는데도 정 교수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의 본질을 흐리며 정 교수와 가족에 대한 최대한의 선의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작성해줬을 사람들에게, (인턴십) 확인서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진실하다고 믿었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사정 담당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석해 진술한 사람이 정 교수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떠나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상황인데, 그들 일부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보이며 비난을 계속하는 것도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 ”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모펀드 투자 관련 혐의는 1심과 일부 유무죄가 갈렸다. 차명계좌로 주식투자 등 금융거래를 한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지만,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실질적으로 경영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과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장외 매수한 혐의는 무죄로 보고 벌금을 대폭 낮췄다. 반면,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증거은닉 교사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 교수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조범동씨가 실질적으로 경영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피이(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직원들에게 (동생 정아무개씨) 관련 자료를 없애도록 지시했고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임박한 상황에서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컴퓨터 본체 등 저장 매체를 들고 나가게 했다”며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실제 그로 인해 수사와 재판이 방해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 쪽은 즉각 반발했다. 정 교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을 만나 “원심판결을 반복한 것이어서 대단히 아쉽고 유감”이라며 “10년 전 입시제도 아래에서 ‘스펙 쌓기’라고 하는 것을 현재 관점으로 업무방해가 된다는 시각이 여전히 바뀌지 않아 답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이어 “(동양대 강사휴게실) 피시가 어디 있었는지, 그 피시에서 직접 표창장을 출력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아 여전한 아쉬움이 있다”며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두 증인의 증언으로 (딸 조씨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세미나에 참석한 것은 명확히 밝혀졌는데도, (인턴십) 확인서가 허위라고 할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조윤영 신민정 기자 jy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