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당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이 오는 15일 광복절 연휴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김창룡 경찰청장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차벽을 설치해 집결을 차단하고 엄정대응하겠다는 입장을 9일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연장으로 1인시위 외 집회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서울시와 협조해 8·15 광복절 집회신고에 대해 금지 통고 했다”며 “불법 집회·행사를 강행할 경우 차벽·철제펜스를 배치해 집결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불시 집결하면 해산절차를 진행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경찰은 집회주최 단체에 관계없이 관련 법령과 방역지침에 따라 일관된 기준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감염병예방법과 집시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해 예외 없이 엄중 사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광복절 집회를 주최하고 올해에도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전 목사를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8·15 행사 계획이 완성됐다. 1천만명이 서울역에서 출발해 시청 등을 지나 한 바퀴 도는 행사를 사흘(14∼16일) 동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1천만명이 2m 간격을 띄워서 1인 시위로 서울역에서부터 출발해 남대문과 시청,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한문을 지나 한 바퀴 도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방역지침에 어긋나지 않는 1인 시위 방식으로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찰과 방역당국은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경찰과 서울시는 전 목사의 광복절 집회를 불허하고 불법 집회를 열지 말것을 경고했으나 서울행정법원이 집회금지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집회가 열렸다. 당국은 1백여명으로 집회 인원을 제한했으나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광복절 집회발 대규모 감염(650명이 확진)이 발생했다.
한편 지난 6일 경찰은 지난달 3일 서울 도심에서 방역지침을 어기고 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을 받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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