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코로나19 서울시 동작구 예방접종센터가 마련된 동작구민체육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한국도 내년 계약분부터 가격 인상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두 업체의 가격 인상에 관한 질문에 “금년에 도입되기로 이미 계약이 체결된 백신 가격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다만 내년에 계약하려고 협의하는 부분에 영향은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외신들은 화이자와 모더나가 유럽연합에 공급하는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손 반장은 “백신 공급 제약사는 소수에 불과하고 구매하려는 국가는 전세계 모든 국가이다 보니 협상에서 구매자가 공급자에 비해 비교열위에 빠지는 상황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며 “특히 (화이자나 모더나 등) 엠아르엔에이(mRNA) 방식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더 효과가 좋고 안전성이 있다는 평가가 있어 그런 부분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구매 협상에 대해서는 “엠아르엔에이 방식뿐 아니라 (노바백스 같은) 합성항원 방식 백신을 적절히 조율해 나가면서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올해 9월 공급 물량에 포함돼 있으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서류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가격 인상 소식은 델타 변이의 세계적 확산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기세를 펴고, 접종 완료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접종(부스터샷) 계획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전해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가 9월6일부터 50대 이상과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등 3200만명에 대한 추가 접종에 나선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추가로 맞는 백신은 교차접종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1·2차 접종과는 다른 백신 종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영국 성인의 72%가 2차까지 접종을 마쳤다. 일본 정부도 내년에 추가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부스터샷 접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 목표를 260억달러에서 335억달러(약 38조5천억원)로 최근 올려 잡았다. 이 업체의 2분기 매출은 코로나 백신 판매 덕에 86% 늘었다.
최하얀 김소연 기자,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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