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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출처 알 수 없다”?…‘윤석열 의혹’ 근거는 삼부토건 회장 일정표

등록 2021-07-19 16:23수정 2021-07-20 02:45

조남욱 전 회장 개인·사업일정 등 기록
실제 언론보도와 일정표 일치해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의 달력 일정표에 2011년 4월2일 ‘운동(최 회장·윤검) out코스. 강남300cc’라고 쓰여 있다. 조 전 회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와 함께 골프를 치러 간 것으로 추정된다.
삼부토건 조남욱 전 회장의 달력 일정표에 2011년 4월2일 ‘운동(최 회장·윤검) out코스. 강남300cc’라고 쓰여 있다. 조 전 회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아무개씨와 함께 골프를 치러 간 것으로 추정된다.

조남욱 삼부토건 전 회장의 일정표 등을 근거로 윤석열 전 총장의 골프접대·향응 의혹 등을 제기한 <한겨레> 보도와 관련해 윤 전 총장 쪽이 “작성자, 작성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일정표”라며 일정표에 나온 날짜에 골프를 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겨레>가 입수한 이 일정표는 실제 조 전 회장실에서 기록하고 사용한 문서로, 확인 결과 기록에 등장하는 조 전 회장의 공식 일정은 대부분 실제로 진행됐다.

19일 <한겨레>는 조 전 회장의 2011년 4월2일치 일정표에 등장하는 ‘운동(최회장, 윤검) 강남300CC out코스’ 메모를 포함해 2006년 10월5일 ‘뉴서울CC’ 골프 약속, 2011년 8월13일 만찬 약속 등의 기록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윤 전 총장 쪽은 반박 자료를 내어 “<한겨레>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일정표’에 2011년 4월2일 ‘최 회장, 윤검’ 기재가 있다며 제가 그 날 골프를 쳤다고 단정적 보도를 했다”며 “위 날짜에 강남300CC에서 골프를 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는 작성자, 작성 경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윤검사’, ‘윤검’ 기재만 있으면 무조건 접대받았다고 함부로 추단했으나 이는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겨레>가 의혹의 근거로 삼은 달력 일정표 등의 기록은 실제 삼부토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입수한 조 전 회장실의 기록이다. 조 전 회장은 삼부토건 경영 악화를 야기한 책임을 지고 법정관리를 앞둔 2015년 8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퇴한 바 있다. 조 전 회장 사퇴 이후 약 6년 동안 회사에 방치한 일정표와 전화 메모, 선물 명단 등의 기록을 <한겨레>가 확보한 것이다.

실제 이 일정표 등에는 1997~2012년 사이 조 전 회장에게 온 전화 메모, 조 전 회장이 지시해 작성한 일정 등이 빼곡히 기록돼 있다. 달력 10여권을 포함한 이 자료에는 조 전 회장 가족의 기념일과 가족행사 등 사적 일정과 ‘전경련 간담회’, ‘평택-당진항 관리부두 축조공사 최저제’ 등 사업 관련 일정도 자세히 나온다. 예를 들어, 조 전 회장이 2010년 7월15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0년 건설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다수의 언론이 보도했는데, <한겨레>가 입수한 조 전 회장의 일정표에도 “15:00 건설의 날 기념식(건설회관 2F 대강당)”으로 기록돼 있다. 일정표에는 윤 전 총장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정관계 인사들도 다수 등장한다.

더구나 <한겨레>는 지난 14일 윤 전 총장 쪽 공보담당자에게 주요 보도 예정 내용을 전하고, 사실관계 확인과 입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첫 통화에서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말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보도가 나온 뒤에야 “출처 불명의 일정표에 적힌 단순 일정을 부풀려 악의적 오명을 씌우려 한다”고 유감을 표시한 것이다.

한편 조 전 회장 역시 전화를 받지 않았고, 회신을 요청하는 문자에도 답이 없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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