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서울 강북구청 앞에 설치된 강북구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75명이다. 이는 지난해 1월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이후 최다 규모다. 연합뉴스
직장인 이아무개(31)씨는 다음주에 친구들과 강원도 여행을 계획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일정을 급히 취소했다. 이씨는 “확진자 수가 늘면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고 여행 계획을 보류했다”며 “휴가철 사람이 모일 만한 곳은 조심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틀 연속 1000명을 넘기는 등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여름 휴가 계획을 취소를 고민하거나 급히 취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 양아무개씨(31)씨는 “미리 휴가 계획을 짜놨는데 확진자 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 변경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사람이 많은 곳은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조아무개(28)씨도 “제주도 휴가 계획을 잡아뒀는데 휴가 전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될 것 같아 고민”이라며 “현재는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본격 휴가철이 되면 전국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아져서 코로나에 더 노출되기 쉬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신아무개(28)씨는 “다음주에 친구들과 서울에서 호캉스를 계획했는데, 최근 확진자가 늘면서 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이용하기가 꺼려져 취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 기준에 맞춰 여름 휴가를 계획했던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직장인 김아무개(31)씨는 “8월 초 거제도로 6명이 놀러 가기로 해 펜션과 렌터카 예약까지 마쳤는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6인 집합이 제한되면 꼼짝없이 취소해야 할 판”이라며 “이러다 올해 여름 휴가는 못 가는 것 아니냐며 단톡방이 시끌시끌하다”고 말했다.
주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휴가 계획 취소를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아무개(29)씨는 9일 남해 호텔을 예약했지만 최근 직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예약을 취소해야 할지 걱정이다. 그는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고 거리두기도 완화된다고 해 여름 휴가로 가족여행을 가려고 했다”며 가족끼리 어렵게 시간을 맞췄는데, 직장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위약금을 감수하고 집에 있어야 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아예 여름이 지난 뒤 휴가를 계획하기도 한다. 직장인 김아무개(30)씨는 “회사에서 올해는 여름 휴가를 11월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해줘 10월 이후에 휴가를 가려는 회사 동료들이 많다”며 “백신도 맞고 해외여행이나 국내 여행을 다니기 좀 더 자유로워지면 가려는 마음으로 아예 미뤄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 여행 준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여행 취소를 고민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휴가를 못 가서 올해는 꼭 가자고 아이들과 약속했는데…아이들 데리고 또 방학에 방콕, 집콕을 해야 되는지 정말 답답하네요”, “7월부터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해 여행을 예약했는데 불안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여행·호텔 등 관련 업계도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이판, 괌 등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왔고 실제로 추석 이후 출발 상품은 30%가량 예약이 이뤄지기도 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이번주에는 문의가 거의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아직 객실 취소 등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이주빈 이우연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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