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세종시 특별공급아파트(특공아파트)의 가격 상승으로 공무원에게 돌아간 시세차익이 채당 평균 5억원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2년간 특공아파트 2만5852호(127개 단지)의 평균 분양가(109㎡·33평)가 호당 3억1000만원인데, 올해 5월 기준 평균 시세가 8억2000만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특공아파트를 분양받은 공무원들이 2.6배의 시세차익(5억1000만원)을 얻었다는 주장이다. 경실련은 2만5852호 가운데 입주가 완료된 1만4000세대의 시세를 전수 조사한 결과, 분양 뒤 5억2000만원이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조사에는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행복도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현황’ 자료와 케이비(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정보 등이 활용됐다.

이 중 호당 시세차익이 가장 높은 아파트는 새뜸마을14단지로 2014년 분양 이후 10억4000만원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당 시세차익 상위 5개 단지의 경우 평균 8억9000만원의 차익을 기록한 걸로 분석됐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에서 특공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주장했다. 2010년 최초로 분양된 첫마을 1단지와 3단지의 경우 분양가는 호당 평균 2억7000만원이지만 올해 5월 시세는 평균 8억8000만원으로 차이가 6억1000만원이다. 이명박 정권(2013년 1월 기준)에서는 3000만원, 박근혜 정권(2017년 1월 기준)에서는 8000만원이 올랐고 문재인 정권(2021년 5월)에서만 5억원이 상승했다는 게 경실련의 분석이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설익은 정책 발표가 세종시 특공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2017년 5월 기준 입주가 완료된 82개 단지의 가격은 평균 3억7000만원이었는데 ‘세종시를 실질적인 대한민국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아파트값이 2019년 12월에는 4억5000만원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올해 5월에는 8억1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김태년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을 발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경실련은 “공무원들의 불로소득 수단으로 변질된 특공 제도는 즉각 폐지해야 한다”며 “국회는 세종시뿐 아니라 혁신도시 등 특별 분양받은 공무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투기와 불법 전매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