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건의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4월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청사로 호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사건에 연루된 검사 쪽이 당시 술자리가 있었던 사실을 인정했지만 접대 성격의 술자리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술 접대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검찰 수사과정에서 술자리 참석 자체를 부인해오던 현직 검사 쪽이 술자리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박예지 판사는 22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검사 출신 ㄱ변호사와 현직 ㄴ검사, 김 전 회장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김 전 회장과 ㄱ변호사, ㄴ검사는 2019년 7월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536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서 ㄴ 검사 쪽은 당시 술자리가 있었지만 접대 성격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ㄴ검사쪽 변호인은 “당시 1차에서 검사들끼리 술을 마셨는데 ㄱ변호사가 오고 2차 자리를 물색하다가 가는 곳(룸살롱)이 비어있으니까 그쪽으로 이동하게 됐다”며 “그 무렵 ㄱ변호사와 김 전 회장과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 자리는 술자리 접대가 아니라 우연히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기소 당시 2019년 7월18일 술 접대 당일 ㄴ검사를 포함한 현직 검사 3명과 ㄱ변호사, 김 전 회장 5명이 술자리에 있었고 술값이 536만원이 나왔다고 판단했다. 이 중 ㄴ검사를 제외한 현직 검사 2명은 일찍 귀가해 접대 금액이 100만원이 넘지 않아 불기소 처분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은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당시 검찰은 ㄱ변호사와 ㄴ검사, 김 전 회장이 주고받은 접대 금액은 100만원이 넘었다고 판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 3명은 수사 과정에서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피고인쪽은 지난 4월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당시 술자리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아무개 전 청와대 행정관도 함께 있어서 접대 금액을 7명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참석자를 7명으로 계산하면 1인당 접대 금액이 100만원(청탁금지법 처벌 기준)이 넘지 않는다는 취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검찰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은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은 당시 술자리에 잠시 머물렀다는 입장이고, 김 전 행정관은 당시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ㄴ 검사 쪽은 실제 술값 지불 금액과 동석자 파악 등을 위해 검찰에 수사 자료 추가 열람 및 등사를 요청했다.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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