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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자기검열 버리고 일단 막 써라”

등록 2021-05-10 18:06수정 2021-05-11 09:19

책쓰기 두려움 없애는 팁

미국에선 9살짜리 소년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제목은 <여자아이들에게 말 거는 법>(How To Talk To Girls).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초등학교에서 여자아이들을 쫓아다닌 경험을 토대로, 한 여자아이에게만 집중하라,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후줄근한 운동복을 입고 다니지 말라 등의 노하우를 방출해, <뉴욕 타임스> 등 주요 매체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이는 평범하고 솔직한 얘기로도 충분히 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책쓰기는커녕 A4 한 장 글쓰기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대구 시지고등학교 이금희 수석교사(국어)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글은 잘 쓰는 게 아니라 막 쓰는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한다. 그는 “글을 막 쓰기 위해선 자기 자신에 대해서 검열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 나의 모든 것을 검열하지 말고 다 인정해주자”며 학생들을 글쓰기의 문으로 이끈다. 대구과학고 김묘연 국어 교사는 아이들에게 처음에 “책을 안 써도 된다”고 말하고 책쓰기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결과물로 책이 나와야 된다는 부담감을 가지면 잘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에 움츠러들기 때문에, 책이 안 나와도 괜찮다고 말해서 힘을 빼고 시작한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생이 쓴 책이나 조금 못 쓴 글을 보여주면 아이들이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걸’ 하는 자신감을 갖게 된단다. 그리고 학생과 교사 사이, 학생들 사이에서 ‘우리끼리는 서로 보여줘도 괜찮아’라는 신뢰가 형성되면 그때부터는 무궁무진한 이야기와 글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책쓰기를 10년 이상 지도해온 베테랑 교사들의 책을 참고하면, 구체적인 책쓰기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쓰기 꿈꾸다>(문학과지성사)는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읽으며 따라가면 좋은 책쓰기 워크북이다. 주제 찾기부터 자료 찾기, 제목, 편집, 제작하기까지 단계별로 초등학생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오만방자한 책쓰기>(우리교육)는 ‘알깨기로 나를 보고 책쓰기로 세상에 서다’라는 부제답게 책쓰기가 어떻게 자신의 발견과 연결되는지 보여준다. 청소년들에게 술술 읽히도록 대화체로 쓰였고, 청소년들이 쓴 책들이 다양한 사례로 제시돼 있다. 내용뿐 아니라 표지, 목차, 삽화, 편집 과정 또한 나를 들여다보고 나를 표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청소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풀어놨다.

김아리 객원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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