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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비대면 학교’ 1년, 학폭 줄었지만 사이버폭력·집단따돌림 비중은 늘어

등록 2021-01-21 11:35수정 2021-02-18 08:37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원격수업 도입 영향으로…온라인 괴롭힘 등 우려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영풍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코로나19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영풍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텅 빈 교실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사진취재단

지난해 학교폭력 경험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지만 사이버폭력과 집단따돌림의 비중이 예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도입한 원격수업의 영향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교육부가 21일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9~10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357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0.9%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1차 조사(4월) 결과인 1.6%에서 0.7%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들의 피해 경험 응답이 3.6%에서 1.8%로 가장 크게 줄었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전년 0.6%에서 0.3%로, 목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4%에서 2.3%로 줄어들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응답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에 따라 도입한 원격수업의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설문조사 당시 ‘2019년 2학기부터 현재까지’ 경험을 물었는데, 2020년 1학기는 대부분 원격수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원격수업 실시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서로 대면하는 기회가 적어지다 보니, 학교폭력이 일어날 여지도 이와 함께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예년에 견줘볼 때, 여러 학교폭력 피해유형 가운데 ‘집단따돌림’과 ‘사이버폭력’만 비중이 커진 현상이 눈에 띈다. 언어폭력을 경험한 비중이 33.6%로 가장 컸고 집단따돌림(26%)과 사이버폭력(12.3%)이 그 뒤를 이었는데, 2019년 1차 조사 때에 견줘 집단따돌림은 2.8%포인트, 사이버폭력은 3.4%포인트 늘어난 결과다. 다른 유형들은 모두 예년에 견줘 비중이 감소했다. 학교폭력 피해장소로 ‘사이버공간’을 꼽은 비중도, 2019년 1차 조사 때엔 5.4%였으나 2020년 조사에선 9.2%로 늘었다.

이에 대해 원격수업 실시 등에 따라 학생들에게 메신저, 에스엔에스(SNS)와 같은 온라인 공간이 이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교육복지사는 “등교일수가 줄어들면서 학생들의 갈등과 다툼이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단톡방’ 같은 곳에서 괴롭힘이 일어나거나 ‘왕따’가 벌어지는 일들이 더욱 잦아졌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얼굴조차 본 적 없는 학생들이 에스엔에스로 어울리며 이미 관계망을 형성하는 등 학생들의 생활문화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에 대한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최근 한국어판이 나온 ‘경제협력기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0’도 “휴교 격리 기간 동안 사이버 학교폭력이 증가했음을 고려해볼 때 2020년 온라인 괴롭힘 피해 학생 비율은 이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나타난 학교폭력 경험의 특징들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강화를 위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2021년 시행계획’을 오는 2월 중에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교육 강화,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활동과 캠페인, 공동체 역량 함양 교육 등이 추진될 전망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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