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학부모들이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자녀들을 마중나와 함께 집으로 가고 있는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일반 국민과 학생, 학부모는 학교에서 만나고 싶은 선생님으로 ‘개별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를 가장 많이 꼽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대다수 교사와 학부모들은 온라인 수업 확대로 학력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10일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달 실시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지난 9월 ‘코로나 이후 학습자 중심 교육을 위한 학교의 역할 변화’를 위한 ‘사회적 협의’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간담회, 여론조사, 전문가 정책 숙의 등을 통해 30여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교육과정과 교원양성체계를 개편할 방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대국민 여론조사는 전체 2만4656명(일반국민 2000명, 학생 9914명, 학부모 7623명, 교사 511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학교와 교사의 역할 등에 대한 폭넓은 질문을 담았다.
이번 조사에서 ‘학교에서 만나는 선생님이 어떤 분이면 좋겠냐’는 물음에, 응답자들은 ‘개별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이해와 소통을 하는 교사’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일반 국민 68.6%, 학생 69.9%, 학부모 84.6% 등의 비중이었다. ‘학생들에게 학교 밖 다양한 활동을 소개·연결시켜주는 교사’ ‘교과목에 대해 전문지식을 가지고 가르치는 교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미래 교육을 위해 교사에게 더 중요하게 요구될 것이라 생각하는 역할·역량’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학습자의 삶의 맥락, 발달 특성에 대한 이해와 소통 역량’(57.5%)이란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일반국민·학생·학부모의 요구와도 일치하는 모양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자녀들을 위해 학교가 어떤 역할을 우선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학생들이 공동체 속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곳’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곳’ 등의 답변이 많이 나왔다. 다만 학생들은 ‘학생들이 자신에 맞는 진로를 설계하도록 돕는 곳’이란 응답을 가장 많이 골랐다. ‘미래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기후변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등 전지구적 재난의 일상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 1인가구 증가, 고령화 등’ 등이 많이 꼽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와 교사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았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확대된 데 대해, 교사 92.2%, 학부모 89.6%, 일반 국민 78.4%는 ‘온라인 수업 확대가 지속되면 학습자 간의 학력 격차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부모 88.2%, 일반국민 87.1%, 교사 77.7%는 ‘온라인 수업 확대가 지속되면 교사의 주된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게 되더라도 온라인 수업을 통한 학습은 이전에 비해 더 활용될 것’이라는 의견에도 일반국민 67%, 교사 65.6%, 학부모 48.2%가 동조했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번 조사결과를 지난 9월26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핵심당사자(교육계, 각 분야 전문가, 시민 등) 32인 집중숙의단’에 공유했고, 현재 핵심의제를 양성교육과정과 양성규모로 압축해 쟁점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도출된 쟁점은 일반국민 300명으로 이뤄진 ‘검토그룹 온라인 숙의단’에 전달되며, 여기서 검토된 내용은 다시 핵심당사자 집중숙의단에 전달된다. 최종 결과는 오는 12월에 협의문 형태로 발표되어, 교육부의 미래 교원양성체제 개편 방안 마련에 반영될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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