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학교에서 방역이 가능하면서도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조건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법안도 발의됐다.

최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급당 학생 수의 적정수준을 “20명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교육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교육기본법 제3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적정수준은 20인 이하로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급당 학생 수를 적정수준에 맞춰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필요한 계획을 수립·실시해야 한다”는 조항을 새로 넣는 내용이다.

이 의원 등은 “우리나라 학교 교실 평균 면적은 약 20평(67.7㎡)으로, 30명 이상 과밀학급일 경우 한 명당 0.6평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는 등교 일수와 연결돼 학습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교육계에서는 원격수업 장기화로 교육 격차가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 방역이 가능한 학교 환경을 마련해 등교 일수를 늘이는 것이 해법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은 교육감이 규칙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어, 이참에 법령으로 학급당 학생 수의 적정수준을 규정하고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자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전국 학급당 학생 수가 31명 이상인 학교 수는 초등학교 60곳, 중학교 242곳, 고등학교 131곳이며, 21~30명 사이인 학교 수는 초등학교 2984곳, 중학교 1907곳, 고등학교 1667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1만1851곳 학교 가운데 학급당 학생 수 20명이 넘는 학교는 6991곳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집계를 보면, 2018년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각각 23.1명과 26.7명으로, 아직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21.1명과 23.3명을 웃돌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유치원은 14명 이하)를 법제화하자”는 내용의 서명운동(바로가기)을 시작했다. 전교조는 “대면 수업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 정상적인 교육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며, 지난 22일부터 오는 10월23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펼치고 그 결과를 청와대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물리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최소한의 조건 △맞춤형·개별화 교육 등 교육의 질 획기적 개선 △취약계층에 대한 학습 복지 강화 등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