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올해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101곳 대학이 논술고사 일정을 미루거나 면접을 비대면으로 치르는 등 애초 계획된 입학전형을 변경하기로 했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대학들이 신청한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에 대해 심의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심의를 받았던 대학 20여곳을 포함해, 지금까지 101곳 대학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했다. 면접 일정을 수능 뒤로 미룬다거나, 애초 2일 동안 치러질 실기 전형을 3일 동안 치르는 등 전형기간을 조정하겠다고 한 대학이 96곳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번지자, 수험생들 사이의 접촉 빈도가 높으면 위험하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수험생 접촉도를 줄이기 위해 37곳 대학은 일부 종목이나 유형을 축소하고 평가받는 인원을 줄이는 등 실기고사 계획을 바꾸기도 했다.

대학별 내용을 보면, 연세대의 경우 애초 10월에 예정됐던 수시 논술평가 일정을 수능(12월3일) 뒤인 12월7~8일로 미루기로 했다. 수시 학생부종합(학종) 면접평가 등은 ‘동영상 업로드’로 대체한다. 고려대는 11월21일로 예정됐던 수시 학종 면접평가 일정을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다. 한양대 수시 미술 특기자 전형의 경우 애초 학생부 100%로 선발하는 1단계에서 20배수를 뽑기로 했으나, 2단계 응시인원을 줄이기 위해 10배수로 그 규모를 줄였다. 반면 중앙대는 실기를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대신 5배수를 뽑기로 했던 1단계 선발 인원을 7배수로 늘렸다. 용인대는 체육 관련 학과들의 수시 전형에서 ‘10m 반복달리기’ 항목을 없앴다.

특기자전형에서 대회실적 인정 범위 등을 바꾼 대학들은 28곳,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에서 한국어능력시험 성적과 같은 지원자격 등을 변경한 대학들은 27곳이었다. 인제대의 경우 수시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전국규모대회 입상자’ 등의 지원자격을 ‘전국대회 출전기록이 있는 자’ 등으로 바꿨다. 고려대는 재외국민·외국인 등이 응시하는 수시 전형에서 언어 능력과 관련한 지원자격을 아예 없앴다.

대교협은 “수험생 사이의 접촉 수준이나 빈도가 높은 실기고사의 경우 고사 및 응시대상 축소를 위한 전형 단계 변경에 한하여, 전형 일정의 변경은 지원기회 제한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승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험생 혼란이나 수험생간 유·불리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형요소 및 반영비율을 바꾸는 것은 되도록 승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적용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번에 수증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승인받은 대학은 서울대 한 곳뿐이다. 재학생만 응시하는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4개 영역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를 ‘3등급 이내’로 완화한 것이다. 서울대는 수능 위주 전형에서 출결·봉사활동 등으로 감점하던 기준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달 말부터 2021학년도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될 예정이라, 앞으로 더 이상의 전형 변경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능 원서접수는 오는 9월3일부터 시작된다. 대교협은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과 대학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전형운영 변경사항을 대입정보포털 ‘어디가’(http://adiga.kr)에 탑재할 예정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